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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24일째 사상 최장

‘임금형평성기금’으로 명명
파업 未참가자 급여 떼어
참가자 임금 보전하는 형식

영업손실 300억 넘는데도
장기전 돌입하기 수순인 듯
노조 “자율적으로 하는 것”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동조합이 파업 미참가자 임금 일부를 떼어 참가자에게 지급하기 위한 ‘임금 형평성 상호보전 기금납부동의서’(사진)를 만들어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을 기점으로 철도노조 파업이 최장 기간을 돌파한 가운데 이른바 ‘임금 나누기’를 통해 파업 동력을 잃지 않고 장기전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현재 파업 피해액은 300억 원을 넘어섰고, 운행률은 평시 대비 80%대 초반까지 떨어지는 등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20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동의서 약관을 보면 ‘임금형평성기금을 납부할 것을 동의한다’, ‘CMS(자동이체) 출금에 동의한다’, ‘출금액은 파업으로 인한 결근일 1일에 각자의 기본급 2%를 곱해 결정된다 ’는 조항 등이 포함돼 있다. 만약 월 급여가 400만 원인 미참가자가 동의서에 서명할 경우 25일간 파업 시 참가자와 미참가자가 각각 200만 원씩(400만 원×0.02×25) 나눠 갖게 되는 구조다. 지난 9월 27일 시작된 철도노조 파업은 이날 현재 24일째를 맞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철도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되면서 필수유지인력(노조가 노조원 가운데 스스로 지정)은 법적으로 파업에 참가할 수 없다”며 “철도노조는 과거에도 필수유지인력이 받는 급여 일부를 파업 참가자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파업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사측의 ‘무노동·무임금’ 원칙 때문에 월급날(25일)이 다가올수록 부담이 커진다고 했지만, 기금을 통해 급여 일부는 보전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은 실제로 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는 “불법이 아닌 데다 파업 미참가자들이 참가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동의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레일 집계 결과 운송 차질로 인한 영업 손실액과 대체인력 투입에 따른 인건비 비용이 지난 18일 현재 310억 원에 이른다. 2013년 파업 당시 공식 피해액으로 산정된 162억 원의 2배에 가깝다. 이날 열차 평균 운행률은 평시의 82.8% 수준이며, 참가율은 40.1%다.

박수진·김영주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