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시스템분야로 줄여
아이폰 후속사업 발굴 난항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미국 애플이 세계적인 히트제품 아이폰의 후속 사업 발굴에 애를 먹고 있다.

아이폰 이후의 주력 사업으로 차세대 완성차를 정한 뒤 지난 2년간 회사 역량을 쏟아 부었지만, 역량 부족과 경쟁 격화로 완성차 제조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소프트웨어)분야로 축소키로 했다.

19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8~9월 동안 프로젝트 ‘타이탄’ 인력 수백 명을 해고하고 프로젝트 목표를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한 번도 타이탄 프로젝트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없다.

애플은 지난 2014년 타이탄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차세대 자동차 사업을 준비했다. 팀 쿡 CEO도 지난해 “자동차산업이 거대한 변화 가운데 서 있다”며 타이탄 프로젝트에 애착을 보였다. 이 같은 전사적 지원에 힘입어 타이탄 인력은 한때 1000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타이탄 프로젝트는 내부에서부터 무너졌다. 자율주행 자동차냐, 전기차냐 차세대 자동차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일대 격론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애플은 관련 임원 퇴사 등 심한 내홍을 겪었다.

스마트폰보다 훨씬 복잡한 자동차 공급망 문제 역시 이번 애플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결국 프로젝트 방향성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선회했다.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와 경쟁하지 않고 자율주행 시스템에 역점을 두고 있는 구글식의 길을 걷겠다는 것인데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은 모두 자율주행 자동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차량 공유회사 리프트와 우버도 자율주행 자동차에 관심을 기울이며 각각 미국 GM, 스웨덴 볼보와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니엘 하울리 야후 파이낸스 기술 부분 편집자는 “자동차 회사들은 자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애플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가격 경쟁력 또는 기술적 우위를 지니지 않는 한 시장에서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