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분권 전도사’李지사

“중앙권력구조 개헌은 무의미… 地自法,특별법으로 제정해야”

“우리나라의 지역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여전히 지방자치는 단체장만 주민 손으로 선출할 뿐, 재정·입법·조직 등 모든 권한이 중앙, 특히 청와대에 집중돼 있다. 지방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 경쟁력이어서 지방자치법이 다른 일반법 위에 군림하는 우월적 위치에 놓이도록 특별법으로 제정해야 지방분권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방분권 신봉자다. 중앙과 지방의 권한을 분산해야 대통령의 권력집중 폐해를 막을 수 있고 지방의 경쟁력을 높여 안정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면, 결국 국가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이 지사는 “대부분 행정서비스가 지방정부를 통해 주민에게 전달되고 있는데도 공공서비스의 생산과 공급이 지방정부의 자율성보다는 중앙정부의 하부 행정기관 노릇에 머물러 자치단체가 지방행정청으로 전락함으로써 지방자치 발전은커녕 오히려 퇴보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어 모든 자치단체가 권한을 지닌 중앙부처만 쳐다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이 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20대 국회 출범에 맞춰 지난 6월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원식에서 이를 주장한 데 이어, 7월에는 국회에 ‘지방재정·분권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부산·경남·경북 등에서는 지방분권특별위원회 또는 지방분권협의회가 출범했으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잠룡’들도 앞다퉈 주장하는 등 지방분권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그는 “지방분권은 이제 시대적 요구로 이뤄질 시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를 외면하면 당선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 여야를 불문하고 지방분권을 공약으로 내세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청와대 분권은 총리 쪽으로, 행정부 권한은 국회 쪽으로 분권하는 중앙 내에서만 이뤄지는 분권(권력구조 개헌)은 현재와 마찬가지여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경계한 뒤, “중앙의 권한을 기본적으로 지방에 대폭 이양하는 자치분권이 이뤄져야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국가 경쟁력도 튼튼해진다”고 강조했다.

청주=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