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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법 개정 통해
강제송환 금지·난민 인정 등
‘외교적 노력’구체화 필요성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불안한 재외 탈북자들의 보호를 위해 국내법을 제정하는 것은 물론, 국제 공조를 통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중국·러시아 등지를 떠돌고 있는 탈북자 수는 적게는 2만 명에서 많게는 최대 30만 명까지 이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현행 국내법으로 이들을 과연 보호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2005년 발의돼 우여곡절 끝에 11년 만인 지난 9월 3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북한인권법이 갖고 있는 한계다. 북한인권법은 법 적용 대상인 ‘북한 주민’에 대해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 거주하며 이 지역에 직계가족·배우자·직장 등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통일부에서 “제3국 일시체류 북한 주민(재외 탈북자)도 북한인권법이 규정한 북한 주민에 해당한다”(4일)는 유권 해석을 내놓긴 했지만, 정작 재외 탈북자의 북한인권법 적용에 대해서는 “해당국과의 외교 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한다”고 밝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북한이탈주민법)은 해당 법의 적용 범위로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를 표시한 북한이탈주민’으로 한정하고 있어, 국외에 떠돌면서 자신의 대한민국행 의사를 제대로 밝힐 수 없는 재외 탈북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내법의 적용 대상을 재외 탈북자로 확대하고, 그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법률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지난 5월 ‘북한동포와통일을위한모임’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재외 탈북자는 우리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 되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제3국에 체류할 때 국민과 같은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법에서도 재외 탈북민의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외교적 의무를 일반적·추상적 규범으로만 규정해 선언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북한이탈주민법은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돼 있는 부분을 ‘재외 탈북자의 강제송환 금지, 난민지위 인정, 국내 입국 등 신변 보호 및 인권신장과 임시보호시설 설치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법 개정뿐 아니라 국제공조도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정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외 탈북자 보호 관련 검토 의견’ 보고서를 통해 “국제법적 차원에서 중국이 비협조적이긴 하지만, 중국이 당사국인 ‘고문방지 협약상 강제송환금지원칙’을 주장할 수 있다”며 “이런 내용을 유엔 등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