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故 백남기씨 死因 논란 서울대병원 국감 고 백남기 씨 사망원인 및 부검과 관련, 관심을 모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대 국감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려 성낙인(뒷줄 왼쪽 두 번째) 서울대 총장과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앞줄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뒷줄 왼쪽부터 백 씨 주치의 백선하 신경외과 과장, 성 총장, 이윤성 특위위원장. 김선규 기자 ufokim@

- 국감 깔보는 막장 행태

경찰청, 핵심자료만 누락시켜
국방 기관 “기밀” 핑계로 거부
일부는 “안 내고 징계 받겠다”

20대 국회 국정감사가 정치권 논란에 휩쓸려 맹탕감사로 흘러가는 상황에 편승해 피감기관이 국감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일부 자료를 조작 혹은 누락시켜 제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정부부처의 ‘막 가는’ 행태는 정기국회의 꽃이라는 국정감사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11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국회에 제출한 회의록이 조작됐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피감기관이) 자료를 조작해서 제출하면 국회가 어떻게 성실하게 국정운영을 견제하느냐.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국회는 무력화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는 ‘미르재단 관련 내용’ 등을 삭제한 회의록을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교문위 야당 간사인 도종환 더민주 의원은 “문예위가 국회에 제출한 회의록에는 ‘전경련이 대기업 발목을 비틀어 450억∼460억 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 삭제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10일 열린 관세청에 대한 기획재정위원회의 국감에서도 관세청의 자료 제출 거부 및 늑장 제출 논란이 계속됐다. 기업들이 면세점 허가신청 당시 관세청에 제시했던 공약 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해 질의하던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관세청이 기업들의 공약 이행사항을 체크한다면서 왜 자료를 내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천홍욱 관세청장은 “하반기 자료 정리를 9월 30일에 마쳐서 못 냈다”고 변명했다.

피감기관이 자료 제출을 하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일부 자료를 누락한 채 제출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지난 6일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찰청은 백남기 농민 사망 당시 상황속보 자료를 요청하는 국회에 일부가 누락된 상황속보를 제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 행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국방위 관계자는 “기밀자료를 다룬다는 이유로 당당하게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일부는 자료를 요청하면 제출하지 않고 징계를 받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