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길형(가운데)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5일 구청사 별관 2층 융합인재교육센터에서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는 초등학생들과 함께 이날 배운 앱 만들기 과정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전국 첫 초등생 코딩교육
영등포구 ‘융합인재센터’

한대 2000만원 3D스캐너 등
18종 251대 첨단장비 즐비
공학박사·엔지니어가 강사
“이곳 알게해준 엄마에 감사”

“제가 앱을 만들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우신초교 6학년 선예나 양)

‘교육’을 대표 브랜드로 내건 서울 영등포구가 우리나라 자치단체 최초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구는 국비 4억 원을 확보, 청사 별관 2층에 132㎡(약 40평) 규모의 융합인재교육센터를 만들어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구는 이때부터 아두이노(기기를 통제하는 제어용 기판), 목공, 3D프린터, 앱 만들기 과정으로 구성된 ‘Fab Lab(제작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 교실을 운영 중이다.

이 교육을 모두 이수하면 학생 스스로 목공을 통해 자동차의 구조를 이해한 후 3D프린터로 외형을 제작하고, 아두이노를 활용한 프로그램으로 움직이게 한 다음 앱을 만들어 원격 조종이 가능한 장난감 자동차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지난 5일 오후. 초등생 20여 명이 강사의 설명에 따라 자신만의 앱을 만들고 있었다. 이곳에 들여놓은 첨단장비는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대당 2000만 원대의 수입산 3D 스캐너 2대는 물론 대형 3D 프린터 1대, 중형 3D 프린터 14대, 레이저 커팅기, 스카시톱 10대 등 모두 18종 251대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강사 박은희(이화여대 산학협력단 이화창의교육센터) 씨는 “고급 컴퓨터 사양 등 시설이 잘 갖춰져야 이런 교육이 가능한데, 구청이 이런 시설을 갖춰놓은 걸 보고 놀랐다”면서 “교육청 실시 교육은 몇 번 가봤지만, 지자체에서 하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구는 교육과정을 이화여대 산학협력단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위탁 운영하고 있다.

강사진 수준도 ‘정상급’이다. 박 씨는 수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며 보조강사 2명은 각각 공학박사, 연구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3명이 학생 20여 명을 가르치고 있어 소수정예의 높은 학습능률을 올리고 있다.

수강생 최지현(우신초 5) 군은 “이곳을 알게 해준 엄마 아빠에게 감사하다”면서 “여러 가지 많이 만들어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수업을 마친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미래의 주인공”이라면서 “저는 여러분을 돕는 역할을 할 테니 열심히 배워서 미래 영등포의 융합인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