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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가 된 사람들 / 토머스 게이건 지음, 채하준 옮김 / 안티고네
바야흐로 소송이 넘쳐나는 시대다. 노조의 정당한 파업에 회사는 손해배상 소송으로 맞서고, 기업의 이른바 ‘갑질’이 억울해 법에 호소라도 할라치면 기업은 변호사를 거느리고 맞소송을 일삼는다. 당연한 권리를 되찾고자 하더라도 상대방의 길고 긴 소송을 감수해야만 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과연 법 앞에서 모두 평등한가.
미국의 노동 전문변호사로 노동자와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공익소송에 앞장서고 있는 저자는 미국 사회에서 소송이 남발되고 있는 이유를 ‘법의 지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무너진 ‘법의 지배’ 뒤에는 사회의 불공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미국을 ‘소송하는 문화’로 이끈 것은 우파의 정책 기조라고 단언한다. 우파의 정책이 민주주의의 결핍, 사라진 계약의 권리, 자선단체의 몰염치, 공적영역 규제 완화의 폐해 등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법적 권리의 예측 가능성과 질서를 되찾고 사회적·경제적 불평등 현상과 강자들의 소송 남발을 치유하기 위해 대중의 동의를 얻은 시스템 구축을 제안한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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