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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가용번호 111만개 불과
기존번호 재활용 ‘급한불 끄기’
미사용한글기호 도입도 검토

자가용 승용차 등록번호가 내년 초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도난 차량 번호처럼 분쟁 가능성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 폐차 등으로 잠자고 있는 기존 번호를 ‘재활용’하기로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카·커·코’나 ‘그·느·드’ 같은 미사용 한글기호, ‘가나’ 등 한글기호 2개를 연달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해외건설협회에서 ‘자동차 번호판 용량 확대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2004년 지역감정 조장 이유로 지역번호판이 폐지된 후 확보 가능한 자동차 번호 용량은 10분의 1로 축소됐다. 특히 경찰 무인단속카메라 인식 가능성을 고려해 현재 32개의 한글기호만 사용하고 있어 번호판 공급 가능 총량은 2152만 개에 그친다. 지난 한 해 154만 대의 자동차가 신규 등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용할 수 있는 등록번호는 내년 초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기준 남아 있는 번호가 111만 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휴대전화처럼 기존 번호를 다시 사용해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한글기호를 추가하려면 무인단속카메라 인식기능 업그레이드에 20억 원의 예산과 1~2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용하고 있지 않는 기존 번호는 지난해 말 기준 총 531만 개로 도난 번호 등 문제가 될 법한 번호를 제외하고 452만 개를 재활용할 예정이다.

지역번호판 사용 당시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한글기호 31개를 재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예컨대, ‘카’의 경우 무인단속카메라가 ‘가’와 혼동할 수 있어, ‘그’는 ‘고’ 등으로 조작할 수 있어 사용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31개 재도입 시 2000만 개 번호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나’ 같이 한글기호 2개를 붙여 쓰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