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심각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우상호(오른쪽) 원내대표와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손에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겨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이정현 “국감 복귀” 밝히자
우상호 “압력에 굴복” 자극
與 분노… 동조단식 더 강경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국정 감사가 나흘째 파행을 빚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의 보이콧과 이정현 대표의 단식에 대해 도를 넘는 조롱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더민주가 새누리당을 국감장으로 유인하지 못할 망정, 정쟁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발언으로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주 더민주 호남특보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단식 투쟁 중인 새누리당 이 대표를 향해 “투쟁이 아니라 투정이고, 정치가 아니라 코미디”라며 “전라도 정신을 갉아먹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김 특보는 “이 대표에 이어서 새누리당 의원들도 동조 단식을 한다니 쌀값이 더 떨어질까 걱정”이라며 “야당 연습은 안 해도 된다. 때가 되면 다 하게 된다”고 했다. ‘투정’ ‘코미디’ ‘야당 연습’ 등 조롱 섞인 단어로 새누리당을 자극한 것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들 의총에서 또 뒤집힐 텐데 어떻게 믿고 합의하느냐”며 “우리 당 원내 수석부대표가 여당과 협상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노력보다 전날 국감 복귀를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새누리당을 비꼬는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 이 대표가 ‘정세균 의장 사퇴 관철 당원 규탄 결의대회’에서 “내일부터 우리 새누리당은 국감에 임해달라”고 말한 것과 관련, “민생을 돌보는 국감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국민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이 대표의 복귀 선언은 국감 정상화의 불씨가 될 수 있었지만, 우 원내대표의 섣부른 발언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자극해 동조 단식이라는 집단 행동을 유발하는 등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한발 물러선 움직임을 보였는데 굳이 ‘굴복’이란 말로 자극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우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요청을 ‘국민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 조롱했다”며 “이들(더민주)도 우리에게 국감장으로 들어와선 안 된다고 요구하는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국감장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반발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