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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길·장동현·박성욱 등
최태원 회장처럼 TED식 강연
내달 ‘CEO 세미나’ 앞두고
조직 분위기 다잡기 ‘구슬땀’

SK그룹 계열사 CEO들이 조직 변화 전도사로 나섰다. 지난 7월 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6년 SK그룹 확대 경영회의에서 무선 마이크와 편안한 복장 차림의 ‘테드(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방식’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에 대한 호응으로 풀이된다.

SK그룹 계열사 CEO들은 최 회장의 지시에 따라 다음달 12일 열리는 CEO 세미나에 혁신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SK그룹 계열사 CEO들의 잇따른 임직원 대상 강연은 혁신방안 제출과 관련한 내부 분위기 다잡기 성격이 강하다.

29일 SK그룹에 따르면 정철길(왼쪽 사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으로 ‘딥 체인지와 이노베이션’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최 회장과 마찬가지로 가벼운 옷차림, 무선 마이크 착용 등 테드 방식으로 진행했다. 테드 방식은 미국의 비영리재단인 새플링 재단에서 운영하는 기술·오락·디자인 관련 정기 강연회로 통상 강연은 18분 이내에 이뤄진다. 테드 강연자들이 가벼운 비즈니스 복장에 무선 마이크를 주로 사용하면서 테드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됐다.

정 부회장은 강연에서 “기업가치 30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고부가가치 제품, 비전통 자원, 글로벌 파트너링과 인수·합병(M&A), 중국과 미국 중심의 사업개발 강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품의서·통보서 폐지, 장기 휴가 장려 등 기존 관성에서 탈피해 의사 결정의 속도와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 강연 이후 SK이노베이션 산하 5개 자회사 CEO들도 모두 테드 방식으로 임직원 대상 강연을 했다.

SK그룹의 또 다른 한 축 SK텔레콤의 장동현(오른쪽) 사장도 지난 8월 말 테드 방식의 강연을 통해 서열과 위계를 벗어난 업무 몰입형 기업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강연에서 기존 매니저 제도의 순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5단계 직급을 2단계로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복장으로 일해야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최고의 성과 창출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고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는 문화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CEO와 7개 부문장 역시 이달 들어 테드 방식으로 조직 혁신과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10월12일부터 열리는 CEO세미나를 앞두고 혁신방안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직 혁신을 강조하는 최 회장의 눈높이에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유회경·임정환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