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된 노동정책자문관에
진보정당 당원 출신 위촉
교총 “노무사 자격증 없어”
교육청 “경험·이론 갖췄다”

서울시교육청이 노동정책자문관(신설)에 위촉한 인사가 과거 진보정당 당원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 중립성’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6월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던 이민종 변호사를 감사관으로 선임한 데 이어 또다시 진보정당 당원 출신을 자문관에 위촉하면서 ‘코드 인사’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노동정책자문관에 허인(45) 전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조위원장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이 밝힌 노동정책자문관의 역할은 노동분야 민간전문가로서 교육청과 산하 노동조합과의 분쟁 발생 시 해결방안 자문과 교육청 노사 정책에 대한 조언 등이다. 임기 2년의 비상근직이다. 이날 허 자문관 위촉은 조 교육감이 지난 6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민간의 전문성을 정책에 접목하기 위해 ‘민간전문가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인사로 조 교육감의 코드 인사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사실 이민종 감사관 임명에 이어 지난 1일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출신인 한만중 씨를 정책보좌관으로 선임하면서 진보 성향 일색으로 코드 인사를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특히 교육계는 허 신임 자문관이 과거 민노당 당적을 보유하고 활동한 경력과 관련, 전문가 자격이 있는지,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허 자문관은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위원장, 민주노총 공공연맹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시위와 철도파업에 참여한 바 있다. 허 신임 자문관이 과연 ‘노동 전문가’인지에 대한 자격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학교 비정규직 문제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노무사 자격도 없는 인사를 경영학 박사 학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분야 민간전문가 자리에 앉히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노조활동도 했고 관련된 박사 학위를 취득했기 때문에 경험과 이론을 고루 갖춘 전문가로 손색없다”고 반박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허 자문관은 노무사 자격은 없지만, 한양대에서 ‘공공부문 노사 협상의 다면 구조와 협상 성과와의 관계’ 논문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허 자문관도 “민노당 당원으로 활동한 것은 맞지만, 정치적 편향성 없이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