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출퇴근 혼잡에 사고 우려… 서민 불편 가중”

화물열차 30% 수준으로 감축
장기화 땐 물류대란 가능성도

대구·광주 지하철노조는 불참
파업 결속력 예전보다 약해져

철도, 지하철과 일부 병원이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27일 오전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시민들은 “당장 피해는 없었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결국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화물열차의 경우 평소의 30% 수준으로 운행률이 떨어져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류 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소속 전국철도노조,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서울지하철노조·서울메트로노조,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 부산 지하철을 운영하는 부산교통공사 노조, 서울대병원 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국민연금공단 노조, 한국가스공사 노조는 이날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28일에는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소속 한양대·경희대·전남대·전북대병원과 근로복지공단 산재병원, 보훈병원 등 6개 병원 노조가 파업에 가세할 예정이며, 29일에는 한국노총 산하 공공연맹의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도 동참할 계획이다.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는 27일 22년 만에 공동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파업 첫날 지하철 필수 유지인력 등을 투입해 지하철 1∼8호선의 출퇴근 시간대 운행 간격을 평소 수준으로 유지해 교통 대란 수준으로까지는 가지 않았다. 부산 지하철도 이날 출근 시간대에는 정상 운행됐다.

혹시라도 출근에 어려움을 겪을까 우려한 시민들이 몰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지하철 승객이 늘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대방역으로 출퇴근하는 교사 강아현(여·29) 씨는 “파업 뉴스를 보고 3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탑승객이 무척 많다”며 “최근 지하철 관련 사고도 자주 있었는데, 파업이 길어져 소수 인력만 투입되면 안전사고가 또 일어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철도의 경우 KTX는 100% 운행됐지만, 새마을호·무궁화호는 평시 대비 60%, 화물열차는 30% 수준으로 운행률이 떨어졌다. 출장을 가느라 대전행 무궁화호를 탄 최병대(59) 씨는 “열차 시간대 선택 폭이 평소보다 많이 줄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서울역 티켓 판매원 김모(여·27) 씨는 “무궁화호나 새마을호 승객들의 정상 운행 관련 문의가 오늘 아침에만 20건 정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전도시철도노조도 파업에 불참했다. 대전도시철도노조는 지난 2005년 출범 이후 12년째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대구·광주 지하철은 노조가 민주노총 산하지만 ‘절차상 문제’로 일단 파업에 참여하지 않아 정상 운행됐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한국노총의 파업에 산하 노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과거와 달리 지부마다 독자적으로 판단해 행동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파업 결속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수민 기자 human8@

대구 = 박천학·부산 = 김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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