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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대리인 위장 기자에 ‘규정 회피’조언 대가 5억여원

“잉글랜드 축구대표선수에겐 정신적 장애물 있다” 비꼬기도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샘 앨러다이스(62·사진) 감독의 체면이 구겨졌다. 브로커를 자처하며 거액을 요구하는 장면이 현지 언론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7일 오전(한국시간) 앨러다이스 감독이 서드파티 오너십, 즉 제3자 소유권 금지 규정을 회피할 방법을 알려주겠다면서 40만 파운드(약 5억7546만 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기자를 아시아 에이전트 회사의 대리인으로 위장시켜 잉글랜드 축구계의 비리를 취재했으며, 이 과정에서 앨러다이스 감독과 접촉했다.

제3자 소유권은 구단과 선수가 아닌 3자가 선수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선수를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3자는 이적료의 일부를 지불하는 대신 선수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각국 축구연맹은 ‘현대판 노예제’에 비유되는 제3자 소유권을 금지하고 있다.

아시아 에이전트 회사 대리인으로 위장한 텔레그라프 기자와 만난 앨러다이스 감독은 “제3자 소유권 금지 규정은 언제든지 어길 수 있다”며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장담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구체적인 방법을 조언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홍콩과 싱가포르에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내가 아는 한 에이전트는 제3자 소유권 금지 규정을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다”며 “문제가 되지 않게 조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또 “로이 호지슨 전 잉글랜드 감독은 개성이 없는 사람이다. 잉글랜드 대표선수들에겐 정신적인 장애물이 있다”고 비꼬았고, 웸블리구장 재건축을 결정한 잉글랜드 축구협회를 “멍청하다”고 비난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