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새 부지 발표 앞두고
“특별법 만들어 지원해달라”
인근 주민들 반대급부 요구
“北核 심각한데 님비 안돼”

경북 김천과 성주 주민들 사이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새 부지 갈등 해소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 중 정부와 국방부의 사드 제3부지 내정지 성주군 롯데 스카이힐 성주CC(성주골프장) 발표를 앞두고 국가안보를 개발이익과 맞거래하려는 지역이기주의(님비·NIMBY) 행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일고 있다.

26일 김천과 성주 주민 등에 따르면 기존 성주군 성산포대 부지 결정 당시 불거진 반발로 국론 분열과 사회적 비용손실만 초래한 채 후퇴한 전례를 거울삼아 선제적으로 후속대책을 검토하는 등 국책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드 새 부지로 성주골프장을 발표하는 데 맞춰 광범위한 주변 지역을 포함한 ‘사드 주변 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 검토를 기대하는 것. 경북도 관계자도 “국책사업 추진 갈등 해소를 위한 지원 전례와 비춰보면, 사드 배치 주변 지역에 대한 주민들의 종합지원대책 요구는 근거가 있다”고 거들었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기 평택 미군기지 이전 갈등과 관련, 정부는 ‘주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이주대책, 주변 지역 발전 지원 등 주민 권익보호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사례가 있다.

또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역시 정부가 ‘제주특별자치법’ 내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관련 지역발전계획수립’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다.

아울러 경북 울진 신한울원전 건설사업도 한국수력원자력과 울진군이 교육사업과 일자리 창출 확대 등 8개 대안사업에 합의하면서 15년 만에 갈등이 해결됐고,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건설사업을 위해 한수원 본사의 경주 이전과 양성자가속기 설치, 특별지원금 등을 담은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휴전선 인근 접경지역과 서해도서 주민의 경우 수십 년째 안보 불이익을 감수하는데, 사드 예정지 주민만 안보는 도외시한 채 지원 요구에 몰두하는 것은 미성숙한 이기주의 행태라는 지적이다. 군사 분야 한 교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국가위기 상황 인식조차 제대로 안 돼 있다 보니 안보를 두고 님비가 나오는 것 같다”며 “국가 혼란과 분열은 안보의 제1위험요소로 주민들이 사드 배치를 이해하고 대의를 위해 양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천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