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LG화학 오창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생산중인 리튬이온 배터리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 ③ 업계를 선도하라

리튬이온 전지 세계 최고 수준
전기차 시장 수주액 36조 넘어
해수 담수화 필터 사업 진출도

우리나라 석유화학업계 ‘맏형’인 LG화학은 최근 미국화학학회(ACS)의 화학 전문지 C&EN이 선정한 ‘2015 글로벌 톱 50 화학 기업’ 평가에서 11위에 올랐다. 지난해 13위였는데 1년간 순위가 2계단 상승한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선 중국 시노펙(3위), 대만 포모사플라스틱(5위), 일본 미쓰비시(三菱)화학 등에 이어 4위였다. 국내에선 석유화학 분야 선두를 고수하고 있지만 여전히 격차는 적지 않다.

하지만 LG화학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매우 후한 편이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내실을 채우기 위해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C&EN은 이와 관련, “LG화학은 팜한농 인수를 통해 미국 다우·듀폰 등 세계적 기업들이 진출한 농화학 분야로 새롭게 시장을 개척했다”며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를 통해 사업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지난 3월 에너지, 물, 바이오 등을 중장기 신성장동력 분야로 선정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에너지, 물, 바이오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해당 분야의 솔루션 사업을 집중 육성해 회사의 성장 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먼저 에너지 분야에선 전기 자동차 배터리 사업이 있다. 이 분야 LG화학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LG화학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7년 12월 현대자동차로부터 첫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현재까지 글로벌 자동차회사 28곳으로부터 프로젝트 82개를 수주해 누적 수주금액이 36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말부터 나오는 2세대 전기차(한 번 충전시 300㎞ 이상 주행) 시장에서만 30조 원 이상을 수주했다.

현재 LG화학은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2배 늘리고 충전 시간은 20분 내로 단축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추진 중인 ‘3세대 전기차’(한 번 충전 시 500㎞ 이상 주행)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확고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물 분야에선 수처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 해수 담수화용 RO 필터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나노에이치투오(NanoH2O)를 인수하며 수처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아직까진 투자 단계지만 지난해 8월 전 세계 8개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에 RO 필터 단독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바이오에선 농화학(팜한농), 바이오·제약(생명과학) 등 두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LG화학에 인수되기 이전에도 팜한농은 국내 농화학 분야 1위였다. LG화학은 국내에만 머물고 있는 팜한농의 사업을 해외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결정된 LG생명과학 흡수 합병 결정은 바이오 분야를 키우기 위한 LG그룹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LG 화학은 바이오·제약 사업에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화학 사업과 바이오·제약은 산업 특성상 근접 분야인 점을 감안할 때 사업상 시너지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