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예 작가는 1960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숙명여고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중학교에서 8년간 교사 생활을 했다.

1993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2000년 국립 파리7대학 동양학부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여성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학 중이던 1997년 문예지 ‘라쁠륨’을 통해 등단했다. 등단작은 ‘꿈꾸는 마리오네트’와 ‘사라진 마녀’였다. ‘다락방’ 문학동인으로 활동해 왔으며 1999년 귀국해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힘썼다.

유학시절의 경험은 권 작가의 작품 창작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파리 미술관과 남프랑스 여행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으며 이에 대한 기억이 ‘뱀장어 스튜’ ‘폭소’ ‘정육점 여자’ 등으로 이어졌다. 그림의 회화적 이미지와 소설 속 서사를 결합시키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줬다.

또한 여성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그려왔다. 특히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2년간 문화일보에 인기리에 연재한 ‘유혹’은 한국 신문소설 사상 유례없는 여성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장편소설 ‘사임당의 붉은 비단보’를 출간했다. 2008년 ‘붉은 비단보’의 개정판으로 그동안 현모양처의 상징으로만 알려져 있던 신사임당의 삶과 사랑을 소설로 승화시켰다.

이밖에 소설집 ‘퍼즐’ ‘꽃게 무덤’, 그림소설집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서른일곱에 별이 된 남자’, 산문집 ‘권지예의 빠리, 빠리, 빠리’ ‘해피홀릭’ 등이 있다. 2002년 이상문학상, 2005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