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상반된 표정 20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정현(왼쪽)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나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새누리 “北核에 양국 위협받아
국익·안보 차원에서 협력해야”
黨차원 구체적 움직임은 없어

더민주 “과거사 사과도 없는데
협력 추진은 국민 감정에 역행
국익에 큰 도움 될 것도 없다”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안보적 차원에서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협정 체결을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없는 상황에서 한·일 간 군사협력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대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무장관회담에서 모호한 의미의 군사협력에 찬성한다고 했다”며 “일본의 식민지 병합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일본의 진실된 사과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협력은 국민감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과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추진됐지만 국민감정에 반하는 일이라 추진하지 못했고, 정부의 공식입장도 협정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 자위군의 한반도 상륙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냐, 아니면 사드 정보를 일본과 실시간 교류해서 한·미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감정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경고한다. 슬금슬금 이상한 방식으로 진행하지 말라”며 “이 문제만큼은 더민주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경협 더민주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는 “미국 입장에서는 동북아 전체 상황을 감안할 때 그런 것(한·일 간의 군사협력)을 원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별로 도움이 될 게 없다”며 “더구나 이 사안은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연결되고 일본이 과거사 문제나 독도 문제 등에 대해서 전향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과 어떻게 군사정보를 나눌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북핵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익과 안보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소속의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협정은 안보적 차원에서 한·일 간의 협력을 위해 아주 절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직 (당 차원에서) 가시화되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소속의 한 국회 정보위 의원도 “북한의 핵 위협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발전 등을 볼 때 동북아 안전을 함께 책임지고 있는 일본과의 군사정보 교류는 필요하다”며 “북한이 중국과 군사협력을 하고 있듯이 과거사를 떠나 일본과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정보가 제3국에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20여 개국과 교류를 맺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12년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려고 했으니 밀실 추진 논란이 벌어지면서 무산된 바 있다.

신선종·오남석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