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정책담당자들이 지난 5월 말 서울 중구 충무로 국민연금공단 국제협력센터에서 열린 아·태지역 국제연수과정에 참가해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자료사진

연수과정 개설 노하우 전수
인도네시아 등 수십개국 참가

우리나라 국민연금제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연금 후진국들에 벤치마킹 대상이 되면서 ‘연금 한류(韓流)’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 연금제도를 모델로 삼아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있고, 캄보디아는 우리 연금제도와 유사하게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도 했다.

빠른 경제 성장으로 도시화, 저출산,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이들 아·태 국가들이 짧은 기간에 연금제 도입·확대 및 개혁에 성공한 한국의 국민연금 시스템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제도가 제도 운용 기간이 선진국에 비해 짧지만, 단기간에 전 국민 대상 제도로 확대하는 데 성공한 사실도 장점으로 평가됐다.

1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아·태 지역 국가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아·태 지역 연금제도 국제연수과정’(Annual Training Course on Public Pension in Asia·Pacific)이 최근 들어 국가 간 교류로 확대되고 있다. 아·태 지역 국제연수과정은 국민연금공단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센터, 유엔 아·태 경제사회위원회(ESCAP),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연금제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2014년 방글라데시 등 11개국을 시작으로 2015년 부탄 등 9개국에 이어 올해도 지난 5월 말 이란 등 13개국에서 정책담당자와 전문가 등이 연수를 받았다.

국민연금 연수프로그램은 이제 국가 간 정식 협약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 국민연금공단은 인도네시아 고용사회보장공단 및 몽골 사회보장청과 연금제도 운용에 대한 정보 교환과 협력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는 2018년 외국인에 대한 사회보험 강제적용이 시행되는 베트남도 국민연금과 사회보장 협정 체결을 추진 중이다. 스리랑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국민연금과의 국제교류 MOU 체결이 가시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우리 연금공단의 컨설팅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1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로 연금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캄보디아는 국민연금의 조언에 따라 근로자 8인 이상 기업 적용과 보험료율 단계적 인상 등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공단 창립 29주년(9월 18일)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서 “국민연금 노하우 전수 등 연금제도와 관련한 다양한 교류협력이 아·태 지역 국가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한류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여러 역경 속에서도 국민연금제도는 가입자 2173만 명, 수급자 412만 명, 기금적립금 약 535조 원, 운용수익금 247조 원의 명실상부한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