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현정택 원장이 인터뷰 도중 세계 무역 감소 현황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지난 6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으로 임명된 현정택(67) 원장은 ‘외유내강형’의 조선 시대 선비와 같은 인상을 풍기는 인물이다. 선비들이 재야에서 나라의 큰 흐름을 조망하면서 학문에 정진하다가 왕의 부름을 받으면 관직에 나가 자신의 뜻을 펼친 것처럼 평생을 공직자와 학자로 지냈다.

1971년 행정고시 10회로 공직에 입문한 현 원장은 재정경제원 대외경제국장,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경제공사 등을 역임했다. 25년의 공직생활 중 세계은행(The World Bank), 주중대사관 경제참사관 등을 포함해 7년간 해외 근무 경험을 해 국제 감각을 쌓았다. 공직에 있는 동안 학문적 관심에도 끈을 놓지 않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김대중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서는 주로 청와대 참모를 지냈고, 노무현정부와 이명박정부에서는 국책연구원장과 대학교수로 지냈다. 현 원장은 김대중정부에서 대통령 기획조정비서관, 정책1비서관, 정책비서관 등을 거쳐 2001년 초대 여성부 차관으로 나가 여성부의 기반을 닦았다. 2002년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다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이 정부에서는 지난해 초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 임명돼 올해 5월까지 부처 간 정책 조율 업무를 담당했다. 2005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맡아 2009년까지 지냈고, 인하대 경상대 국제통상학부 교수(2009∼2014년)로 있는 동안 무역위원회 위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등을 지냈다.

정통 경제 관료로서 실무에 밝고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일 처리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웠다. 그는 KDI 원장으로 취임할 당시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처방보다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을 해야 한다. 정부가 원하는 처방보다는 필요한 처방을 제시하겠다”며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간 주도의 시장경제와 개방경제에 대한 믿음이 강한 현 원장은 규제개혁의 ‘전도사’였다.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정부 규제가 사라져야 한다는 신조로 규제개혁에 앞장서 1999년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그가 쓴 논문 ‘한국의 경제적 지대와 지대추구행위 타파를 위한 제언’을 보면 규제개혁에 대한 그의 통찰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이 논문에서 “한국 경제 구조개혁의 핵심은 경제적 지대 추구(rent-seeking) 행위를 타파하는 것이다. 경제적 지대는 정당한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위적인 제한의 결과로 생기는 이득(경쟁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대가를 초과해 얻는 이득)을 말하는데, 우리 사회 곳곳에 지대추구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적 지대를 없애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국 경제가 어려운 국제 환경과 대내 여건 속에서 더 이상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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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경북 예천 출생 △경복고 △서울대 경제학과 △초대 여성부 차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제10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