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36억’ 외화벌이 타격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 상반기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2만여 명에서 8000여 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사업으로 연 336억 원 규모를 벌어들였던 북한의 몇 안 남은 외화벌이 수단도 타격을 입으면서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곳곳에서 누수가 일어나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은 “올해 상반기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상반기 2만여 명에서 8000여 명으로 줄어들었고 재방문 비율도 0%에 가깝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5만여 명으로, 이들로부터 북한이 벌어들인 외화수입 규모는 3000만 달러(약 335억7000만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소식통은 “전체 관광객 중 중국인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나머지도 대부분 러시아 등 북한의 우방국에 있는 여행업체를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집권 후 “관광사업도 전쟁준비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며 2015년 4월 백두산 무봉노동자구에 국제관광특구를 설치하는 등 해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북핵·미사일 도발 이후 대북제재 여파 속에 관광객은 해마다 급감하는 추세다.

특히 북한이 ‘김정은 우상화’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지난 5월 북한을 방문한 미국 관광객들이 당국으로부터 사진을 강제로 삭제당하고 휴대전화를 검열당하는가 하면 만수대에서 김일성, 김정일 동상 참배도 강요당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외부적인 요인 외에도 △단조로운 관광코스 △인프라 부족 △서비스 대비 비싼 요금 등 북한 여행상품 자체에 대한 해외 관광객들의 불만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한 여행사 업체 대표는 “북한은 평양·마식령 스키장 코스에 700∼800유로, 평양·원산 코스에 600∼700유로를 요구하는데 낮은 품질과 현지 물가 대비 턱없는 가격이라는 항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