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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에 ‘도움’ 제안 봇물
안산시·대학 이사장 ‘약속’도

‘농부시인’ 류기봉(51·사진) 시인의 딱한 사정을 접한 독자들의 후원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문화일보 8월 24일자 25면 참조)

경기 남양주에서 포도밭 농사를 짓고 있는 류 시인이 올해 19번째 포도밭 예술제를 끝으로 폐막해야 한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진 후 문화일보에 후원을 약속하는 독자들의 제안이 쇄도하고 있다.

경북 지역의 한 대학 이사장은 기사가 나간 직후 문화일보로 연락을 해와 “경북 고령에 11만 평, 왜관에 1만 평가량 땅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를 류 시인의 포도밭 농사와 예술제를 위해 제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평소 시문학에 애정이 깊고 포도밭 예술제를 출범시킨 김춘수 시인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산시 측도 류 시인의 포도밭 예술제 유치 의사를 알려왔다. 안산시 측은 “관내 유명 관광지인 대부도가 포도밭 산지이며 연간 8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해양생태관광지”라며 “창작지원센터도 있고 보물섬 프로젝트도 진행 중인 만큼 대부도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류 시인이 예술제를 계속할 수 있는 부지를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류 시인은 30일 “올해를 끝으로 포도밭 농사도, 예술제도 모두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뜻있는 분들이 제안을 해와 고마울 따름”이라며 “이분들과 만나서 좋은 방향을 의논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 시인은 40여 년 전 부친이 개간한 포도밭을 근거로 1998년부터 20년 가까이 시화전 예술제를 운영해왔으며, 최근 땅 주인이 부동산 처분 계획을 알려와 포도밭 농사 및 예술제의 중단과 이전을 놓고 고민에 빠진 상태였다.

올해 포도밭 예술제는 9월 3일 포도농장에서 열린다. 김춘수 시인의 시와 삶을 주제로 한다. 강현국·노향림·서정춘·심언주 등 20여 명의 시인이 참가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