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상 전 제조한 담배
한갑에 1768원씩 수익 발생
국세청·지자체 세무조사 나서

지난해 초 이뤄진 담뱃세 인상 과정에서 담배 제조사들이 남긴 ‘재고차익’에 대해 국세청, 지방자치단체가 동시에 세무조사에 나서고 감사원도 관련 부처 행정조치의 적정성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고차익은 담뱃세 인상에 앞서 제조공장에서 반출한 담배를 인상 이후 판매과정에서 얻게 되는 세금 차액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담배 제조업체 4사의 유통수익이 최대 6000억 원 선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해 파장이 예상된다.

30일 관련 업계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필립모리스 코리아, BAT 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제조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국 시·군도 행정자치부 지도에 따라 지방세인 담배소비세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감사원도 KT&G, BAT 코리아를 포함한 담배 제조업체 4개사의 재고차익 관리실태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국세청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으며 곧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담뱃세가 오르기 전인 2014년 말에 제조공장 반출 담배는 갑당 1550원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인상 후 반출담배의 경우 갑당 3318원의 세금이 발생해 담배회사 입장에서는 1768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업계는 제품 특성상 생산에서 판매점에 들어가기까지 최대 6개월가량이 걸리고 판매점 절품 방지 차원에서 재고 물량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부당이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고차익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KT&G만 4년간 3300억 원을 사회공헌에 투입하겠다고 지난해 4월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조사는 2014년 말에 생산량을 대거 늘려 밀어내기식으로 재고차익을 챙겼고, 또 다른 제조사는 회계까지 손을 댔다는 말이 돌아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