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선시대 법전 ‘경국대전’의 모체가 된 ‘조선경국전’(왼쪽)과 정조 임금의 편지인 ‘어찰첩’.

조선경국전, 조선法典의 토대
어찰첩, 신하에 보낸 정조 편지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像 등
문화재청, 모두 9건 지정 예고

조선시대 법전의 토대가 된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 정조가 신하에게 보낸 임금의 편지 ‘정조 어찰첩(正祖 御札牒)’ 등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30일 “조선경국전, 정조 어찰첩,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과 목조지장보살좌상(木造地藏菩薩坐像), 봉화 청량사 건칠약사여래좌상(乾漆藥師如來坐像) 및 복장유물,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 부산 복천동 출토 금동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등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보물로 지정 예고하면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최종 확정된다.

조선경국전은 정도전(1342∼1398)이 국가경영의 통치규범을 마련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대한 기본방향을 담아 1394년 저술한 사찬(私撰) 법전이다. 이 책이 토대가 되어 ‘경제육전(經濟六典)’과 ‘육전등록(六典謄錄)’이 나왔고, 결국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어찰첩은 정조가 좌의정 심환지에게 보낸 300여 통의 편지다. 내용이 대부분 정사(政事)와 관련된 것이어서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글과 이두식 표현, 속담과 구어 등 실용적 문체를 구사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과 건칠약사여래좌상은 특이한 조형미와 제작기법을 갖추고 있다.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중앙에 석가여래, 좌·우에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를 배치한 삼불 형식이다. 삼불 형식은 임진왜란·정유재란 이후 황폐해진 불교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크게 유행했다. 1654년 승려 벽암각성(1575∼1660)의 제자인 15인의 조각승이 참여해 만들었다. 통통한 얼굴에 기백이 넘치는 주름을 표현해 조선 후기 불교조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건칠약사여래좌상은 흙으로 만든 형태 위에 삼베를 입혀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 후 조각한 불상이다. 8세기 후반에서 10세기 전반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과 함께 건칠불상의 대표적 작품이다.

금조총에서 나온 금제 귀걸이와 팔찌, 금제조족(金製鳥足)은 6세기쯤의 신라 금속공예품으로 평가된다. 부산 복천동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신라 전통의 출자형(出字形) 금관과는 달리 관의 밑부분인 대륜(臺輪)에 나뭇가지 모양의 장식이 연결돼 있다.

묘법연화경은 왕과 왕비의 사후 명복을 빌기 위해 간행한 경전이다. 조선 전기 왕실판본으로서 희소성이 높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