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사드 제3후보지’ 실사
염속봉산·까치산도 포함

한·미 군 당국이 29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선정과 관련해 경북 성주의 기존 후보지인 성산포대 이외에 성주군 내 롯데스카이힐 성주CC와 염속봉산, 까치산 등 3곳의 대체 후보지를 대상으로 공동실사에 착수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과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국방부는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서 3개의 후보지를 선정했다”면서 “국방부는 해당 지자체와 협조하고 관련 전문가에게 자문하면서 6개 조항의 부지 가용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빠른 시일 내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그간 작전 운용성과 군사적 효용성, 주민과 비행의 안전성, 기반시설 체계 운용, 공사 비용, 소요 준비기간 등을 감안해 성주군의 ‘동의’ 또는 ‘참여’를 둔 물밑 협의를 진행해왔다. 과거 성산포대 배치를 결정할 당시 한·미는 군유지만을 대상으로 부지를 물색했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성주군이 건의한 민유지 등이 포함됐다.

3곳의 대체 후보지 중 롯데CC는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으며 해발고도 680m로 기존 발표기지인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높다. 따라서 주변에 민가가 적고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입로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으므로 대규모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한·미 당국이 손꼽고 있는 가장 유력한 사드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매입 비용’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기존 사드 배치 지역인 성주읍 성산포대와 비교해 여러 장점을 갖고 있지만, 골프장 전체 부지를 매입할 경우 최대 700억 원 이상에 달할 수 있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염속봉산과 까치산에 대해서는 이미 국방부가 접근성이 나쁘고, 산봉우리가 뾰족해 이를 깎는 공사에만 2~3년 이상 걸릴 것으로 관측, 부적합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런 면에서 이번 한·미 공동실사는 롯데CC 대체 부지 확정을 위한 요식행위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체 부지로 떠오른 성주군과 가까운 김천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청와대를 방문한 대구경북(TK) 지역 초재선 의원 11명을 만난 자리에서 “성주 지역에서 다른 부지 가용성 검토를 요청하면 평가기준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성주 내 성산포대를 대신하는 제3 후보지 선정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돼 왔다.

정충신·인지현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