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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X 세리머니’를 펼친 페이사 릴레사(26)가 에티오피아 정부의 귀국요청을 거절했다.
릴레사는 26일 오전(한국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에티오피아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에티오피아에 돌아가면 죽거나 투옥되기에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에티오피아는 “릴레사를 영웅으로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릴레사는 지난 21일 브라질 리우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팔을 엇갈려 X를 그렸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한 것을 고발하는 의미다.
릴레사는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 출신으로, 이 지역에는 반정부 정서가 강한 오로모족이 살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가 암보, 긴치 등 오로모족의 거주지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편입하기로 했고 오로모족은 이에 반발해 반정부 시위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개월 동안 오로모족 500명 이상이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릴레사는 “(정부가 나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한 말은 정말 웃기는 말”이라며 “그들은 늘 그랬다. 죽이지 않겠다고 하고 죽였다. 투옥하지 않는다고 하고도 투옥했다”며 에티오피아 정부를 비난했다. 릴레사는 또 “내 가족과 친척은 이미 감옥에 있다. 몇 명이나 감옥에 갔는지 알 수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릴레사는 국외에서 반정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릴레사는 “반정부 세리머니는 오래전부터 계획했다. 많은 사람이 에티오피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기를 원했다”며 “난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오로모족을 대표해 메시지를 전할 생각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오로모족 땅을 빼앗아 호텔과 빌딩 등을 지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 땅과 평화를 빼앗길 수 없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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