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증시를 일시 교란시켰던 ‘이건희 삼성 회장 사망설’ 최초 유포자에 대한 경찰 발표는 범람하는 SNS 괴담(怪談)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운다. 경찰은 25일 범인을 미국 거주 30대 최모 씨로 특정하고,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지명수배했다. 어느 인터넷커뮤니티에 허위 사실을 올렸던 그는 ‘대중의 관심, 포인트 적립’이 동기라고 밝혔지만 지금은 잠적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주식 차익을 노린 작전 혐의도 여전히 짚이는 만큼 이 부분을 철저한 수사로 규명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이 보여주듯 ‘SNS 괴담’은 빛의 속도로 퍼지는 전파력 때문에 단순히 지인끼리 주고받는 호기심 차원의 ‘찌라시’를 넘어, 개인의 명예훼손이나 인격 살인은 물론 정치·사회·경제적 범죄에 악용될 여지가 크다. 사건화한 사이버 명예훼손·모욕만 해도 2014년 8880건에서 지난해 1만5043건으로 치솟았다. 최근의 사드 괴담, 2008·2010년의 광우병·천안함 괴담처럼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막대한 국가적 비용을 치르게 하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다.

문제는 괴담의 피난처가 ‘표현의 자유’라는 사실이다. 물론 표현의 자유가 진실만을 대상으로 하진 않는다. 허위 혹은 상식 이하 내용도 대상이고, 그 시정은 언론 시장이 감당할 몫이다. 그러나 괴담의 악의적 제작·유포는 건전한 공론 형성에 심각한 해악을 끼친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독이다. 그 폐해도 급격히 늘고 있다.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독버섯들을 엄단하기 위해 처벌 강화 등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