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전승훈 기자 jeon@

- 군사전문가들 제언

核 SLBM 수년내 배치 가능성
韓·美겨냥 은밀한 核타격 위협

UFG선 한시적 수중정보 교류
北 대처 위해서 상시제공 필요

韓 ‘核潛 건조 필요論’ 확대도

정부가 한·미 간 상시적인 수중 잠수함 연합훈련을 포함한 종합적인 북한 잠수함 차단 및 봉쇄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은 핵탄두를 탑재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수년 내 실전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SLBM 전력화가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핵탄두 탑재까지 진행될 경우 북한은 언제든지 기습적으로 한국과 미국을 겨냥해 ‘은밀한 핵타격’을 할 수 있게 된다.

26일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SLBM 위협이 현실화한 만큼 동해에서 한·미 간 수중 연합작전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급 기밀인 잠수함 정보의 공유가 필수적이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 적용되는 수중구역관리 협약을 한·미 간에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도 우선 수중 잠수함 작전 시 발생할 수 있는 간섭 및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문 국장은 “합참의장 직속으로 상설기구인 ‘한·미 연합 대잠전 센터’를 설립해야 원활한 수중 정보 교환과 수중 연합작전을 통해 수중 킬체인이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을 통해 한시적으로 수중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SLBM 잠수함 침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상설기구와 정보 교류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일 간에도 북한 미사일 정보교류는 물론 수중 정보의 공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북한의 SLBM은 일본에도 최대 위협인 만큼 한·미·일 3국의 잠수함이 동시에 북한의 신포급 잠수함을 감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은 태평양함대 소속 핵잠수함을 동해 공해로 파견해 매복작전 등을 통해 수시로 북한 잠수함 감시·추적 작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미국은 잠수함이 확보한 극비정보를 동맹인 한국을 포함해 어느 나라에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인공위성이 확보한 잠수함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북한 잠수함 관련 정보를 주한미군과 공유하는 것과 대비해 한·미 간에는 잠수함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하고 있다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은 일본에는 환태평양 합동군사훈련(림팩) 등을 통해 잠수함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4일 발사한 SLBM(북한명 북극성)에 격자형 날개인 그리드 핀(grid fin) 8개를 달아 비행 안정성과 정확성을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드 핀은 미사일 상승 때 발생하는 엔진의 진동과 음속의 10배(초속 3.4㎞)가 넘는 속도로 비행 시 생기는 진동을 감소시키는 장치다.

핵추진 잠수함의 건조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확대되고 있다. 군 당국은 디젤엔진을 장착한 북한의 잠수함을 추적하려면 그보다 1.5배의 속도를 낼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