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4회 연속 올림픽 종합순위 톱10에 진입한 한국 선수단이 24일 오전 귀국했다. 선수단이 인천국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해단식에서 밝은 미소를 지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 4회 연속 종합순위 ‘톱10’ 리우올림픽 한국선수단 귀국

김현우 태극기 들고 입장하자 시민들 박수·환호 뜨거운 환영
손연재 “국가대표라 기뻤다” 정몽규 단장 “밤샘 응원 감사”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혼신의 힘을 다한 한국 선수단이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백 명의 시민들은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그동안의 노력에 찬사를 보냈다.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순위 8위를 달성한 선수들은 24시간이 넘는 오랜 비행에 다소 지친 기색이었으나 뜨거운 환대에 활기를 되찾았다. 시민들은 메달리스트 뿐 아니라 전체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과 환호를 보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시민들이 모여 선수단 귀국을 기다렸다. 100명 남짓이던 시민들은 오전 8시가 넘으면서 300∼400명 선으로 늘었다. 한국 다이빙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한 우하람(18·부산체고)의 가족들은 ‘2016 리우올림픽 다이빙의 새역사 권경민(코치)·우하람(선수)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직접 만들어 왔고, 대한탁구협회는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준비했다.

오전 9시 10분 폐회식 기수였던 김현우(28·삼성생명)가 태극기를 들고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환영했다. 김현우의 아버지 김영두 씨는 “비록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아쉽게 됐지만 동메달도 값지다”며 “정말 고생 많았다고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우를 본 여성팬들은 “잘생겼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시민들은 카메라를 꺼내 선수들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고, 일부는 의자 위에 올라가기도 했다. 선수들도 뜨거운 환영에 미소를 지었다. 박지영(27) 씨는 “박상영 선수 경기를 보고 팬이 됐다”며 “취직을 한지 얼마 안 된 사회 초년생이어서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할 수 있다’고 되뇌는 박상영 선수를 보고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른 손연재(22·연세대)는 차분한 표정으로 웃음을 지으며 팬에게 손을 흔들어 답했다.

화환 전달 및 기념촬영을 한 뒤 선수단은 밀레니엄홀로 이동해 해단식을 열었다. 본진에 앞서 귀국한 금메달리스트인 양궁의 김우진(24·청주시청), 구본찬(23·현대제철), 이승윤(21·코오롱), 장혜진(29·LH), 기보배(28·광주시청), 최미선(20·광주여대)과 펜싱의 박상영(21·한국체대), 사격의 진종오(37·kt)도 해단식에 참석했다. 다른 선수들이 조용히 행사 시작을 기다린 것과 달리 구본찬은 ‘까불이’라는 별명답게 박상영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정몽규 선수단장은 “밤잠을 설쳐가며 선수들을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와 지도자들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며 “선수단은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상대선수를 배려하면서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리우올림픽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 여러분들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들은 국민적인 성원에 감격했고,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2관왕인 장혜진은 “먼저 많은 분들이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운동선수이다보니 미녀궁사라고 불러주시는데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지만, 운동선수이니 미녀궁사보다는 독기있는 당찬 장혜진 선수로 봐주시면 더욱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 박상영은 “리우올림픽에서 기적적인 결과를 얻게 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귀국한 뒤에도 많은 분들이 사랑을 주셔서 정신이 없다”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영은 해단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부탁한 승무원들에게 둘러싸여 함박웃음을 지었다.

손연재는 “정말 많은 분들이 밤 늦은 시간에도 경기를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리우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고 좋은 경험이 됐으며 국가대표였기에 기뻤다”고 말했다.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진종오는 “김연아 선수가 부러웠는데, 춘천에 사격장을 만들어주신다고 하니까 감사하다”며 “국제대회까지 열 수 있는 규모라면 선수들에게, 꿈나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미선은 “첫 올림픽에서 여자양궁 단체전 8연패에 힘을 보탰기에 기뻤다”면서 “개인전에선 8강에서 떨어졌지만, 또다른 목표(개인전 우승)가 생겼기에 4년 동안 더욱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천=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