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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전담경찰관 개선안 ‘졸속’

여경, 전국 SPO 10명중 4명꼴… 1인당 30개교 담당…男의 2배
일각선 SPO 제도 폐지 목소리… 이철성, 청문회 답변서 “보완”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학교전담경찰관(SPO)과 여고생 간 성 추문 논란으로 경찰이 여성 SPO 비율 확대를 골자로 한 제도 개선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현장에 여성 경찰관이 태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SPO 한 명이 평균 30개가 넘는 학교를 담당, 남성 SPO 1인당 담당 학교의 2배에 달하는 실정이라 제도의 실효성에 벌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이런 구상을 시행에 옮기기에는 여성 SPO가 턱없이 부족해, 애초부터 현실성 없는 ‘탁상행정’이었다는 비판이다.

문화일보가 24일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전국 SPO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SPO는 모두 1050명으로, 이 중 여경은 389명(37.0%)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경찰청은 부산에서 SPO와 여고생 간 성관계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자 지난달 14일 부랴부랴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여학교엔 여경을 우선 배치하고, 전국 학교의 86.6%를 차지하는 남녀공학에는 SPO도 남녀 2인 1조로 운영하겠다는 게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날 현재 여성 SPO 1인당 담당 학교는 30.6개에 달하는 상황이다. SPO가 투입된 학교는 전국에 1만1908곳이다.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가운데 여경 SPO 1인당 담당 학교가 25개 미만인 지역은 충북이 유일하다. 반면 남성 SPO는 전국적으로 1인당 평균 18.0개교를 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의 경우 여성 SPO 한 명이 무려 39.9개 학교를 맡고 있다. 이어 제주(37.8개), 경기(34.5개), 울산(34.3개) 등의 순이었다. 여성 SPO의 담당 학교 수가 가장 적은 충북에서도 1인당 24.7개교를 맡는 실정이다. 반면 남성 SPO는 제주가 1인당 23.6개교를 담당해 가장 많고, 서울은 12.3개교에 불과했다.

인력난으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자 일각에서는 아예 SPO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학생의 교육뿐만 아니라 안전 문제와 결부돼 있어 폐지보다는 보완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력을 갑자기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여성 SPO를 짧은 기간에 확충하기 어렵다”며 “최대한 빠르게 여경 비율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