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수력원자력은 전력 수급 대책기간(7월 15일∼8월 26일) 중 원자력 발전의 고장 등을 막기 위해 시설 관리 및 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월성 2호기 원전 현장 실무자가 발전기실 내 터빈 관련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한수원 제공

- 한국수력원자력 여름철 전력수급 관리

연일 전력수요 최대치 경신
발전고장땐 사실상 국가재난
더위 본격화전 특별대책 마련

점검주기 단축 고장요인 차단
종합상황실 인력은 대폭 늘려
24시간 체제로 비상상황 대비
피크시간 원전내 작업 최소화

올여름 이상고온 현상 장기화로 전력수요 최대치가 경신되는 등 지난 2011년과 마찬가지로 ‘블랙아웃’(전력 대란)이 우려됐지만 큰 사고 없이 넘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 공급 관련 기관들은 무더위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만전을 기했는데, 국내 전력 공급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이 혹서기간 중 철저한 시설 점검과 운영 관리로 안정적 전력 수급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24일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에 따르면 한수원은 8월 무더위가 급습하기 전 냉방용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특별 대책을 마련했다.

당초 정부는 올여름 전력 최대사용량은 8170만kW이며 이에 대한 공급능력은 9210만kW(전력예비율 12.7% 수준)로 전망했다. 하지만 연일 35∼37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 에어컨 가동시간이 대폭 늘어나며 전력 수요도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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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최대전력 수요는 8497만kW를 기록하며 종전 최대치를 경신했고, 곧바로 다음날인 12일 17시에 8518만kW를 또다시 넘어섰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이날 예비력도 722만kW, 예비율도 8.5%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정부의 예측을 뛰어넘는 전력 수요 폭증이 발생했지만 원전 가동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한수원은 최대 전력 수요가 휴가 직후인 8월 2∼3주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7월 15일부터 8월 26일까지를 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에 원전의 고장 등 원전 발전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을 경우 블랙아웃 등 국가 재난 수준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수원은 원전 특별안전 대책으로 설비신뢰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전력 사용 피크기간 중 발전설비 점검주기를 단축하고 핵심설비 열화상 측정을 통한 고장 유발요인을 사전에 제거해 설비신뢰도를 향상시켰다. 기존 발전팀의 현장점검 이외에도 추가 설비점검 및 부서 현장점검 등으로 점검주기도 단축했다. 고온에 취약한 변압기, 고압차단기 접속부 등의 설비에 대해선 2차 열화상 측정 및 추이 분석을 통해 고장을 사전에 예방했다.

또 통지분석·조기경보시스템을 통한 설비고장을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원전종합상황실 운영인력을 대폭 보강했다. 주간근무자를 기존 6명에서 10명으로 증원하고 야간근무자도 2명에서 4명으로 확대했다. 근무자들은 최근 3년간 여름철 고장통지를 분석해 과부하가 걸릴 우려가 있거나 자주 고장을 일으켰던 설비를 미리 찾아 재발 우려를 진단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또 발전정지나 출력감발 등 원전의 문제점을 사전에 조사해 이를 조치하는 직원에 대해 포상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설비신뢰도뿐만 아니라 만일의 상황 발생에 대응하는 능력도 보강했다. 한수원 본사 주관으로 원전 총괄지원체계를 대폭 강화했는데, 종합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는 동시에 비상 발령(관심 단계 이상) 시 신속대응·보고 및 산업부, 국민안전처, 전력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원활하게 협조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했다.

또 본사·사업소별로 팀을 3단위로 편성해 주간 단위로 순환근무를 실시하는 등 비상 시 대응능력을 대폭 높였다. 만약 비상소집 상황이 발생하면 본사에서는 발전소의 필요 리소스 공급지원 및 사건확대 방지·안정화를 지원하고 사건의 직접·근본원인 분석, 재발방지대책 수립,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사건조사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신속하게 원전 재가동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사업소는 이상상태 발생 시 비상대응 조치 및 긴급복구에 착수하고, 고장정지 발생 시 초기보고 및 원인조사에 돌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전력수급 피크 기간에도 원전 출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가급적 부하가 큰 작업을 하지 않고 원전 내 전력 사용도 최소화했다. 일례로 발전정지나 출력감발 유발 정주기 시험일정을 피크시간을 피해 하거나 제어봉 동작시험, 보조급수펌프 시험, 터빈밸브 관련 시험 등을 가능한 피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또 전력 사용 피크시간인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원전의 과도한 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작업을 금지했으며 전력 공급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시운전 중인 원전의 발전량도 활용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8월에 이어 9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시설관리와 운영에 완벽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