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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밤새워가며 학원 숙제를 하는 친구, 점심시간에 밥도 못 먹고 학원 숙제를 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어렵게 시간을 조율해서 단합모임을 갖기로 했다가도 학원보충이 잡혀 미안해하며 학원을 가는 친구들도 많다.

우리는 친구들과 축구도 하고 싶고, PC방도 가고 싶고, 여럿이 자전거를 타며 몰려다니고도 싶어한다. 혼자가 아닌 나와 통하는 친구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수업이 끝나자마자 모두 바쁘게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학원 차와 부모님의 차에 올라타기 바쁘다.

학원을 안 다닐 수도 없다. 주요과목 수업 중 배우지도 않고 “다 알지?”라는 말 한마디로 진도를 껑충 뛰어넘어가 버린 적도 있다. 학원에서는 높은 점수를 위해 시험대비 한 달 전부터 반복 학습을 통한 암기를 한다. 보충의 시간도 늘어나고, 주말에도 학원에 종일 붙잡혀 있어야 한다. 중간 테스트를 통해 재시험을 몇 번이고 보게 한다.

어른들은 우리들 보고 ‘자라나는 꿈나무’라고 하지만, 머리로 가슴으로 무언가를 꿈꾸고 몸으로 신나게 뛰어놀 아동으로서 우리들의 소중한 시간이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 모두가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교과에서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비싼 학원비를 내고 다니며 성적을 높여야 할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학원을 다닌다. 가끔은 친구가 그리워 같은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

모두가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뒤 학기를 시작하고 시험준비도 학원에서 로봇처럼 하라는 대로 한다. 정말 필요해서, 주요과목이 아닌 내가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우는 학원이거나, 자신이 직접 선택한 학원이면 그나마 낫다. 내가 원하지도 않는데 그냥 남들 다 다니니까 아무 생각 없이 다니면서 시간을 학원이란 공간에서 보내는 것이 아깝게 느껴진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교육을 받는 이유는 우리가 가진 사람됨과 재능,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마음껏 개발하기 위해서이다. 학원으로부터 우리의 시간을 지켜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김동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어린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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