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광복 후 국가수립 사이에 촬영된 전차 사진으로, ‘국회개원식 경축’이라고 적혀 있어 1948년 5·10 총선거 이후의 것으로 추정된다. 화려한 꽃장식과 주변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에서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희망을 읽을 수 있다. 수집가 유만희 씨 제공

태극기 휘날리는 꽃 전차
사진수집가 본보에 첫 공개

1945년 8월 15일 광복에서 1948년 8월 15일 국가수립까지 한국 현대사 ‘격동의 3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록 사진들이 잇따라 나왔다. 오는 15일 광복 71주년, 국가수립 68주년을 맞아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원동력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태극기 고증에 힘써온 사진 수집가 유만희(52) 씨는 11일 광복에서 국가수립 기간에 촬영된 오래된 흑백사진 7점을 문화일보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유 씨가 당시 한국에 주둔했던 미군과 선교사로부터 구입해 소장해온 것이다.

화려한 꽃과 태극기로 장식된 전차 사진은 1948년 자료다. 작자 미상이지만 ‘국회개원식 경축’ ‘자주독립만세’라고 적힌 글씨로 미뤄 1948년 5·10 총선거 이후 국회가 열린 것을 기념한 것으로 추정된다. 꽃장식도 독특하지만 전차 주변으로 걸어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유 씨는 “사진을 볼 때마다 뭉클함이 느껴진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일제강점기·해방을 지나 건국의 설렘과 희망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극기가 선명한 ‘애국가집’도 처음 공개됐다. 해방을 기념해 조선국민음악연구회가 발행한 것으로 돼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국가수립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장면도 있다. 유 씨는 “전시기획을 하다가 4년 전부터 태극기에 관심을 갖고 모으기 시작한 사진이 1000점이 넘는다. 자연스럽게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에 주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격동의 서울 1945∼1948’전을 열고 있다. 9월 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광복과 국가수립이다. 당시 사진작가였던 고 임인식과 미군 병사 프레디 다익스가 찍은 희귀 기록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

임인식은 1948년 8월 15일 국가수립 기념식과 행진 모습을 카메라에 생생히 담았다. 기념식 후 행진 모습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아들 임정의 씨가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 2013년 1003점을 박물관에 기증했다. 다익스는 덕수궁 석조전, 서울 전경 등 당시의 서울을 개인 카메라에 남겼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