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폴 카버 서울글로벌센터장이 지난 2일 도움을 청한 외국인을 돕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활짝 웃고 있다. 신창섭 기자

서울경기 찾아다니며 열렬 응원
매주 영어‘팟캐스트 해설’ 진행
‘FC서울 외국인의 날’엔 시축도

“서너 살 때부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축구장을 찾곤 했어요. 자연스레 축구와 관련된 것은 죄다 흥미가 생겼지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니 TV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첼시 등 유명한 영국 클럽 경기만 보여줘 한국프로축구를 접하기 힘들었어요. 할 수 없이 아들과 함께 축구장을 직접 찾아갔어요. 일단 서울에서 열리는 경기를 현장에서 보자는 생각이었던 거죠. 그렇게 매번 가다 보니까 FC서울의 열렬한 팬이 됐습니다.”

폴 카버 서울글로벌센터장은 FC서울의 소문난 광팬이다. 홈이나 원정경기를 가리지 않고 FC서울이 출전하는 거의 모든 경기를 참관한다.

FC서울을 응원할 때는 서포터스처럼 격한 동작으로 열렬히 응원하는 것은 물론이다. 매주 1시간씩 한국 축구에 대해 영어로 팟캐스트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그 주에 벌어진 한국 프로축구를 놓고 해설하며 이런저런 소식을 전하는 것이다. 지난주까지 벌써 76편이나 이어왔다. “듣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거예요.”

카버 센터장은 지난 5월 29일 FC서울이 서울시와 함께 정한 ‘FC서울 외국인의 날’ 행사가 열린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시축에 나서기도 했다. “모든 축구팬의 꿈은 시축을 해보는 거 아닐까요. 잔디를 밟고 선수와 악수하고 공을 차는 것은 너무 멋진 일이잖아요. 저에게 그런 영광스러운 기회가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기뻤어요.”

세계적인 축구스타인 데이비드 베컴이 그보다 한 살 많은 육촌 형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한다.

축구와 관련해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고 있는 그는 한국 축구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나름의 진단을 내놓았다. “한국축구의 최대 강점은 빠른 플레이와 팀워크입니다. 반면 선수들이 골 욕심이 없는(?) 편인지 직접 슈팅을 하지 않는 게 큰 약점입니다. 메시나 호날두 같은 선수는 기회가 오면 바로 슈팅하는데, 한국 선수들은 기회가 와도 팀 동료에게 패스하더라고요.”

축구 얘기가 나온 김에 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 중 가장 훌륭한 플레이어를 꼽는다면 누구냐고 물었다. “현 K리그 플레이어 중에서는 이동국이 갖고 있는 골 기록을 하나씩 깨고 있는 FC서울의 공격수 데얀을 가장 훌륭한 선수로 평가합니다. 한국 선수 중에선 기량이나 태도 면에서 이청용이 가장 나은 거 같고요. 박지성을 무시할 순 없지만 K리그에서 뛰어본 적은 없어서 빼고 말입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