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호웅 기자

요즘 블루베리, 블랙베리, 크랜베리, 아사이베리, 마퀴베리 등 여러 종류의 다양한 베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거의 모든 베리는 붉은색 혹은 보라색을 띠는데 이는 대표적인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음을 뜻하며,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신체조직의 노화를 늦추는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언뜻 이름만 보면 베리류는 모두 외국에서 수입된 과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 땅에서 나는 것들도 꽤 있다. 예를 들어 서양의 라즈베리를 우리는 복분자라 하고 고지베리는 구기자라고 한다. 그 외에도 오미자, 앵두, 꾸지뽕 등 베리라는 이름만 없을 뿐 서양 베리 못지않은 맛과 영양을 지니고 있고, 각종 생리활성물질이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차나 술 등의 다양한 형태로 이용돼 왔다. 그중에서 오늘은 ‘오디’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상심자(桑침子·Mulberry)에 대해서 알아보자.

상심자는 뽕나무의 열매로 오뉴월 즈음에 완전히 익기 전 홍자색을 나타낼 때 볕에 말린 것이지만 근래에는 완전히 성숙한 검붉은 과실도 즐겨 먹는다. 색이 검을수록 신맛이 줄고 단맛이 풍성해진다. 상심자는 뽕나무의 찬 성질이 어우러져 진액과 혈액을 보충하면서도 비정상적인 열로 인해 체액이 소모되는 것을 막는다. 그래서 잦은 갈증과 불면, 안구건조, 피부건조, 노인성 변비 등 진액 부족으로 인한 증상과 빈혈, 어지럼증, 이명, 탈모 등 혈액 부족으로 인한 증상에 두루 사용된다. 단 평소 소화가 잘되지 않거나 속이 차 설사를 자주 하는 경우에는 삼가야 한다.

또한 상심자는 다른 베리류에 비해서 다양하고 풍부한 생리활성물질을 많이 지녔다. 안토시아닌 함량이 블루베리보다 1.5배 많고, 비타민C가 복분자의 9배나 들어 있다. 그래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당뇨병과 암도 예방해준다.

그리고 혈관 확장 기능이 있는 레스베라트롤과 심박동과 혈압을 조절하는 인, 산소포화도를 높이는 철분 함량이 높아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뇌혈관질환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더욱이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에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건조되지 않은 상심자 즉 오디는 꼭지가 신선하고 단단한 것이 좋다. 단시간에 먹고, 그렇지 않은 경우 물기를 제거해 냉동 보관해야 짓무르거나 상할 염려가 없다. 우유나 요구르트와 섞거나 바나나, 딸기 등 제철 과일과 함께 갈아 먹어도 된다. 단 당뇨가 있거나 걱정된다면 2차 발효까지 진행해 식초로 만들어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차로 마실 때는 만들어 놓은 원액을 따뜻한 물에 희석해 마시거나 잘 말린 상심자를 끓는 물에 넣어 1∼2분 정도 우려내어 마신다. 기력이 쇠한 경우엔 인삼을, 흰머리와 탈모 방지엔 하수오를, 불면증에는 산조인을 함께 차로 우려내면 좋다. 술로 빚는다면 최소 3개월 이상 숙성시켜야 한다. 술은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피로해소뿐만 아니라 저혈압과 냉증에도 유익하다.

유창석 차서레시피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