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저명 연주가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며 7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브람스의 ‘현악 5중주’ 연주. 왼쪽부터 스베틀린 루세브(바이올린) 폴 황(바이올린) 막심 리자노프(비올라) 박경민(비올라) 지안 왕(첼로). 평창대관령음악제 제공

평창대관령음악제 폐막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가 한 달간의 음악 여정을 마치고 9일 폐막했다. 지난 7월 12일 시작한 이 음악제는 이름이 ‘B’로 시작하는 바흐와 베토벤, 브람스 등 ‘3B’ 거장과 그 후예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기획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올해로 13회째인 대관령음악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명칭에 ‘평창’이라는 지명을 넣어 ‘평창대관령음악제’로 거듭나며 호평을 받았다.

8000여 명의 관객이 음악제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뮤직텐트를 찾았고, 강원 곳곳에서 펼쳐진 ‘저명 연주가 시리즈 강원’ 공연을 찾은 관람객도 3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동예술감독으로 나선 세계적인 아티스트 정명화, 정경화와 올해 부예술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당대 최고의 오보에 주자로 평가받는 알렉세이 오그린척, 쇼팽 스페셜리스트 케빈 케너, 소프라노 임선혜 등 유명 연주자가 대거 참여했다. 또한 세계적인 마임 배우 게라심 디시레브는 첼리스트 정명화 예술감독의 감동적인 바흐 연주에 맞춰 한국 데뷔 무대를 가졌다.

올해도 평창을 찾은 음악애호가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멈춘 프로그램은 66명의 저명 연주가가 무대에 오른 ‘저명 연주가 시리즈’였다. 특히 예술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첫 공연 ‘춘천’은 예매 시작 열흘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또 강릉의 대표 유적지인 300년 고택 선교장에서 진행된 공연도 국내외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공연은 7일 현악 5중주가 장식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와 폴 황,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와 박경민 그리고 첼리스트 지안 왕이 무대에 올라 브람스의 ‘현악 5중주 2번 G장조’를 연주했다.

정경화 예술감독은 “B로 시작되는 이름의 작곡가들을 찾아 5세기에 걸친 다양한 작품들을 검토하는 게 처음에는 무모한 듯 여겨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보람차고 유쾌했다”며 “이번 음악제는 유명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과 세계 초연, 한국 초연, 마임과 함께하는 무대 등 다양한 부분에 신경 썼으며, 그 노력이 성공을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