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분쟁에 中 ‘공급 중단’
日, 동남아 등 수입선 다변화
생산기지도 中 바깥으로 옮겨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 결정에 대한 공개 비난과 함께 구체적인 경제 제재 움직임도 나타나면서 과거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 과정을 ‘극복’한 일본의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조치로 즉각 ‘백기’를 들었지만 이후 희토류 수급 다각화, 대체 기술 개발 등으로 위기를 넘겼다. 우리나라도 자원 혹은 시장을 무기로 삼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셈이다.

8일 자원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10년 9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 과정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중단 조치를 내리자, 직전 나포했던 중국 어선 선장을 풀어줬다. 자원을 무기화하자 바로 ‘백기 투항’한 셈이다. 희토류란 란탄, 스칸듐, 이리듐과 같은 17종의 희귀 금속원소를 말하는데 화학적 성질이 안정적이고 전도율이 높아 각종 전자기기의 핵심 원자재로 쓰인다.

이후 일본은 작심하고 희토류 탈(脫)중국 정책을 추진한다. 중국 의존도가 90% 이상이었지만 인도, 베트남 등과 협력해 희토류 광산을 개발하고 이를 수입했다. 자국 기업들과 협력해 희토류 대체 기술, 재활용 기술도 개발했다. 현재 중국 의존도는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일본의 희토류 수요가 감소하자 중국도 손해를 보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기업들도 중국 공장을 동남아 지역으로 대거 옮겼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함께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업부채 비율, 은행 부실채권 비중, 소비(일용 소비재 판매량), 투자(고정자산투자 증감률), 수출 등 5가지 경제 지표에서 이상 징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높은 중국 경제 의존도를 살펴 우리 기업들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중국발 리스크(위험)를 자세히 분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