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에 진출했던 최성혁(18)이 팀에서 방출됐다. 스포츠 선수를 이용해 유엔 제재를 피하면서 외화벌이를 하려던 북한의 꼼수에 제동이 걸렸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아 A 피오렌티나는 최근 공식 웹사이트에 최성혁의 방출 사실을 공지했다. 피오렌티나는 ‘최성혁의 전설은 끝났다’는 제목의 공지문을 통해 “피오렌티나 클럽은 그를 내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오렌티나는 “최성혁의 영입은 피오렌티나가 구단의 경계를 (북한까지) 넓힌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의 고국에 대한 주목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여러 모로 화제를 낳았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의 모험은 오늘로 끝이 났다”고 전했다. 피오렌티나는 최성혁이 이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오렌티나의 이번 결정은 이탈리아 의회가 최성혁 입단이 유엔의 대북 제제 위반인지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대정부 질의서를 발송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이탈리아 하원은 외교부와 노동부에 보낸 질의서에서 “북한이 중국이나 홍콩 등 제3국을 거친 우회 송금 등의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피해 선수들의 월급을 갈취하고 있지 않나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보통 신분증을 압수당하고, 극도로 인간관계를 제한받는가 하면 SNS나 인터넷 접속도 금지된다”며 “이탈리아에 체류하는 북한 축구선수들의 인권과 자유가 잘 보장되고 있는지도 확인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성혁은 지난해 칠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내 올 3월 피오렌티나 산하 청소년팀인 프리마베라와 계약을 했다. 자세한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계약 당시 조선축구협회 사무총장이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등 북한 정부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최성혁 방출로 정창범(17), 이철성(18) 등 다른 북한 선수의 이탈리아 프로축구 진출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석 기자 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