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알라딘 굿즈 ‘북램프’.

문화 공간인 작은 책방 등장도

도서정가제 도입 2년 차로 들어서면서 대폭 할인을 앞세운 가격경쟁이 사라지면서 출판사, 서점 등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는 곳은 서점, 그중에서 특색있는 동네 서점의 등장이다. 이들 서점은 단순한 책방이 아니라 취향과 문화를 제공하는 장소이다. 홍대의 ‘땡스북스’, 상암동의 ‘북바이북’, 대학로의 ‘이음 서점’, 해방촌의 ‘스토리지 북 앤 필름’, 망원동의 ‘책방 만일’ 등은 서점인 동시에 동네의 명소이다. 이들 외에 고양이 책만 파는 서점, 인문예술 책만 파는 서점, 어린이책만 파는 서점, 시집 전문 서점 등 다양한 색깔의 작은 서점들이 문을 열고 있다. 새 도서정가제 도입이후 전국에서 100여 개의 작은 서점이 문을 연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작은 서점은 저마다 독특한 ‘북 큐레이션’을 선보이며 전시회, 작가와의 만남, 독서 모임 등을 마련한다. 이들 서점을 보면 독자들이 책에 대해 또 서점에 대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런 특징 있는 서점들은 책 할인을 하지 않는다. 독자들이 자신과 같은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읽고 싶은 책을 권해주는 큐레이션 같은 문화적 소통이 이뤄지면서 책이 얼마나 할인되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신촌역 앞 시 전문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을 운영하는 유희경 시인은 “책을 사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시가 있는 공간을 향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할인 경쟁이 사라진 빈자리에 등장한 굿즈(goods) 전쟁도 도서정가제 이후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흥미롭다. “굿즈를 사기 위해 책을 샀어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자들이 굿즈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출판사와 서점들은 굿즈 만들기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굿즈에 관한 한 앞서가고 있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독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지난해 9월 홈페이지에 ‘알라딘 굿즈 숍’을 개설하기도 했다.

조선아 알라딘 홍보팀 과장은 “최근 굿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알라딘 굿즈의 경우 10년 가까이 도서 관련 상품들을 만들며 쌓은 노하우가 소장품, 한정판 등을 소장하려는 일반 대중의 욕구와 맞아떨어져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