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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가 주목한 신인

“배우 윤다영을 아시나요?” 아는 이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인천상륙작전’에서 진세연에게 침 뱉는 여배우를 아시나요?“ 이 영화를 본 대다수 관객이 단박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에서 북한의 간호사 계은숙 역을 맡은 윤다영은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극 중 삼촌이 남한 정보요원인 것이 발각된 후 궁지에 몰린 여주인공 한채선(진세연)의 얼굴에 세차게 침을 뱉는다. 이 장면이 인상 깊었는지 영화 시사회를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진세연에게 ”얼굴에 침을 맞는 장면을 찍을 때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을 연신 받았다.

”처음 대본을 받고 이 장면을 어떻게 찍어야 하나 고민했어요. 거울을 보고 계속 침뱉는 연기를 했어요. 거울 속 제 얼굴에 계속 뱉은 거죠. 진세연 씨가 웃으면서 ‘괜찮으니 편하게 연기하라’고 격려해주셔서 떨리는 마음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중앙대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한 윤다영은 사실 진세연의 학교 선배. 하지만 학교에서 만날 기회가 없었고, 데뷔연도는 진세연이 선배다. 윤다영은 이 장면 촬영을 앞두고 연신 진세연에게 양해를 구했고 다행히 1번의 촬영 만에 ‘OK’ 사인이 났다.

이 장면은 다름 아닌 ‘인천상륙작전’의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가 제안해 삽입하게 된 장면이었다. 그런 만큼 이정재 역시 이 장면을 눈여겨봤고, 다음 촬영 때 현장에서 ”침 뱉는 연기한 배우가 누구야“라며 윤다영을 찾았다. 그때 이정재에게 들은 ‘연기 잘했다’는 칭찬을 윤다영은 잊지 못한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컷 사인 후 주변에서 ‘침 좀 뱉어보셨나 봐요’라고 웃으며 칭찬해주시는데 굉장히 묘한 기분이 들었죠. 곧바로 진세연씨에게 휴지를 드리고 사과했어요. 현장에서 많이 챙겨주고,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진세연 씨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어요.“

윤다영은 ‘인천상륙작전’에 출연하기 전, 단편영화 ‘도하가’를 비롯해 장편 상업 영화 ‘피끓는 청춘’과 ‘잡아야 산다’ 등을 거쳤다.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신인으로서 배우겠다는 자세로 모든 것에 임하는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였다. 최근에는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까지 마쳤다.

그가 참여한 첫 대작인 ‘인천상륙작전’의 경우, 그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윤다영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직은 그에게는 한없이 크고 멀게 느껴지는 세트장이지만, 언젠가는 그 중심에 서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기회였다.

”전쟁 영화이기 때문에 눈앞에서 폭탄이 터지고, 강도 높은 격투신이 이어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놀랍고 신기했어요. 그러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났죠. 원래 욕심이 많은 편이라 다양한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하고 싶은 장르요? 로맨틱 코미디부터 반전이 있는 스릴러와 멜로 등 가리지 않아요.(웃음) 아!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주인공처럼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웃으며 사람을 죽이는 캐릭터는 어떨까요? 잘할 자신있어요, 하하.“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