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브리티시오픈 첫날

버디만 10개 뽑으며 단독선두
“치면 그린에 퍼트는 생각대로”

2년만의 LPGA 정상 ‘청신호’
리디아 고는 컷 탈락위기 몰려

이미림(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첫날부터 대회 18홀 최저타 타이기록을 세우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미림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근교 워번 골프장 마퀴즈 코스(파72)에서 열린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뽑아내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10언더파 62타를 치며 리더보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린 이미림은 2위 에리야 쭈타누깐(21·태국)을 3타차로 따돌리고 2년 만에 LPGA투어 대회 정상 복귀를 메이저대회에서 노릴 수 있게 됐다. 펑샨샨(27·중국)이 6언더파 66타로 뒤를 이었고 이미향(23)과 스테이시 루이스(31·미국)이 5언더파 67타로 공동 4위를 달렸다. 싱가포르 공항 가방 사건 이후 침체에 빠졌던 장하나(24)가 4언더파 68타를 치며 공동 6위에 합류했다.

지난 2014년 데뷔 첫해 2차례 우승했던 이미림은 지난해부터 손목 부상으로 부진하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림이 이날 적어낸 10언더파 62타는 브리티시여자오픈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 지난 2004년 대회 3라운드에서 미니아 블롬크비스트(핀란드)가 10언더파 62타를 친 이후 12년 만이다. 이미림은 이달초 US여자오픈에서도 버디 10개와 보기 2개로 8언더파로 폭풍 샷을 몰아친 바 있다.

바람이 거의 없고 화창한 날씨 속에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이미림은 평균 273야드에 이르는 장타를 펑펑 날리고도 단 한번도 그린을 놓치지 않은 송곳 아이언 샷으로 무려 18번이나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그린에서도 5ｍ 이내 버디 퍼트는 실수가 없었다. 이미림은 특히 7번 홀부터 11번 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만들어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이미림은 “내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면서 “너무 쉽게 경기가 풀렸다. 치면 그린에 올라갔고 퍼트는 생각한 대로 홀을 찾아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직전에 치르는 마지막 LPGA 대회여서 ‘올림픽 모의고사’란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림픽 멤버 중 박인비(28)와 양희영(27)이 불참한 가운데 김세영(23)이 3언더파 69타를 치며 이 대회에 앞서 열린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주장을 맡아 준우승을 이끈 유소연(25)과 함께 공동 11위에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전인지(22)는 이븐파 72타로 이 대회를 2차례 제패했던 신지애(28), 국내 1인자 박성현(23)과 함께 공동 46위에 머물렀다.

올해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한 차례씩 나눠 가진 여자골프 ‘원투 펀치’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는 2오버파 74로 공동 89위, 세계 2위 브룩 헨더슨(19·캐나다)은 퍼팅 부진에 발목이 잡혀 1언더파 71타로 공동 31위로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리디아 고는 샷도 흔들렸지만, 장기인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아 버디는 단 2개에 그치고 보기 5개를 쏟아내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