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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색 보험상품 잇단 등장
인구감소 등 수익 악화 대책
“환경 변화를 기회로 바꾼다”

최근 일본에서는 후지(富士)산(사진) 분화 피해 대비 보험, 줄기세포 의료사고 보험 등 이색 보험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과연 이런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생소한 보험이지만, 일본의 손해보험사들은 인구감소로 인해 기존의 수익원이었던 자동차보험 등 인기 보험상품의 쇠퇴가 전망되자 회심의 일격으로 이 같은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에 따르면 손해보험재팬은 후지산 분화에 따른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을 상품화했다. 지난해 5월 후지산 인근에 위치한 시즈오카(靜岡)현으로부터 ‘후지산 분화 위험에 대비한 보험을 만들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상품성이 의심되기도 했지만, 손보재팬 측은 즉각 유사 보험상품을 조사해봤다. 그러나 금융 선진국인 스위스나 독일에서도 이런 종류의 보험은 출시된 적이 없었다. 손보재팬 측은 후지산의 분화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 약 2만 년 전 분화 흔적이 남아 있는 지질 데이터와 일본 고문서에 남아 있는 분화나 화산재 분출 기록을 뒤져가며 후지산의 분화 확률을 계산했다. 또 후지산 인근의 관광 업계를 탐문하며 후지산 분화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피해 유형을 조사했다. 결국 손보재팬은 후지산이 분화할 경우 일정액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으로서 이 보험을 상품화했다.

신종 이색 보험은 급격히 발달하고 있는 과학기술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피해 배상 영역에도 확산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해상화재보험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료를 시술받다 부작용 등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했다. 향후 재생의료 시술을 받다 병원균에 감염되거나 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사태에 대비한 상품이다.

이처럼 일본의 손보사들이 아직 가입 희망자가 많지 않을 것 같은 이색 신종 보험을 개발하는 이유는 최근 인구 감소에서 비롯되고 있는 손보사들의 수익 환경 악화 때문이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손보사들의 최대 수익원인 자동차보험료 순수입은 손보사 전체 보험료 수입 대비 58%였던 2000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55%로 줄었다. 인구가 고령화하고 저출산으로 새로운 운전자나 자동차 소유자는 좀처럼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신종 보험의 보험료 수입 비중은 같은 기간 11%에서 14%로 늘어났다. 도쿄(東京)해상일동화재보험의 기타자와 도시후미(北澤利文) 사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변화를 기회로 바꾼다”며 “세상은 정말 필요한 보험의 일부밖에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