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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탈주민 7쌍 합동결혼식’ 주례 맡은 성낙인 서울대 총장

서울대 성낙인(사진) 총장은 개교 70주년을 맞아 북한 이탈주민 7쌍을 위한 합동결혼식 행사를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결혼식은 8월 6일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들어왔지만,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북한 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결혼식을 올릴 부부 7쌍은 북한 인권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에서 추천받았다.

성 총장은 합동결혼식에서 직접 주례를 맡는다. 여기에 서울대 교수합창단 소속 교수들이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를 계획이다. 이들은 방학 기간 중에도 모여 특별한 결혼식을 위해 축가를 연습하고 있다.

성 총장은 이번 결혼식의 부부들에게 동문과 교직원들이 결혼식 장소로 사용하는 호암교수회관을 무료 제공하는 것은 물론, 드레스와 메이크업, 사진, 피로연 등에 드는 경비와 당일 숙박도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합동결혼식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된 북한 이탈주민 A(여·53) 씨 부부는 1986년 북한에서 만나 두 번 얼굴을 보고 결혼했다. 이들은 아이를 낳고 살다 2006년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탈출했고, 한국에 정착하며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결혼식을 올릴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다. A 씨는 “그동안 다른 기관에서 결혼식을 지원하는 행사에 응모하려고 해봤는데, 생각보다 경쟁률이 치열하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많아 좌절했다”며 “이번 기회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어 아주 기쁘고 이런 행사를 마련한 서울대에 고맙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다문화 가정 등 다른 소외계층에게로 이 같은 행사를 확대할 수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 총장은 “서울대가 사회공헌활동에 지속적 관심을 두던 중 지난 6월 호암교수회관 운영위원회에서 합동결혼식 관련 아이디어가 나와 이를 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성 총장은 “개교 70년을 맞은 국립대로서 사회적 책무를 수행한다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북한 이탈주민 가정에 따뜻한 격려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총장, 교수님들과 함께 어려운 처지에 놓여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북한 이탈주민에 대한 소식을 접했고, 개교 70주년을 맞아 국립대의 공적 책무를 수행하기 위한 합동결혼식을 잘 마무리하도록 학교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