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역도 페르난도 레이스

새벽 3시부터 파스타 2인분
훈련 중간중간에 뷔페식 식사

“음식은 내겐 휘발유 같은 것
배 너무 불러 잠 안 올 때도”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역도 105㎏ 이상급에 출전하는 브라질의 페르난도 레이스(26)는 선수촌 구내식당에선 이미 메달리스트 못지 않은 유명 인사다. 매일 7끼 이상 쉬지 않고 먹으면서도 “더 달라”고 하는 먹성 때문이다.

키 187㎝에 몸무게 140㎏인 레이스의 ‘식탐’은 잠에서 깨어난 새벽 3시부터 잠들기까지 계속된다. 레이스는 오전 3시에 일어나 어른 2명은 충분히 먹을 만한 양이 담긴 파스타 1그릇을 먹어치운다. 한때 체중을 늘리기 위해 시작한 것이 이젠 습관이 됐다. 레이스는 그런 다음 10개의 달걀과 함께 큰 접시에 각종 음식을 담아 먹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레이스는 훈련 중간중간에 각종 과일과 감자, 파스타, 샌드위치 등으로 차려진 뷔페식 식사를 해치운다.

레이스가 머물고 있는 숙소 방 안에는 브라질 사람들이 즐겨 먹는 쌀과 콩, 고기 통조림 같은 간편한 먹을거리가 항상 준비되어 있다. 레이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역시 육즙이 흐르는 붉은 살코기. 레이스는 “매일 많은 양의 고기를 먹고 있다”며 “가장 좋아하는 스테이크는 먹을 수 있는 만큼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레이스가 이렇게 음식을 ‘흡입’하는 이유는 체중을 불리기 위해서다. 레이스는 “나에게 음식은 휘발유 같은 것”이라며 “내 몸 안에는 계속해서 연료를 채워넣어야 하는 엔진이 있다”고 말했다. 고중량의 역기를 들어올려야 하는 역도의 특성상 선수의 몸무게는 기록과 직결된다. 일반적으로 역도 선수는 자신의 몸무게에서 최대 3배까지 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된 훈련도 해야 하는 운동 선수들이 살을 찌우기란 쉽지 않다. 레이스는 “음식을 먹는 게 즐거운 일은 아니다”라며 “너무 배가 불러 잠이 안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배부른 고통을 감내하며 살을 찌운 것은 메달을 향한 도전의 과정이다.

역대급 먹보 반열에 오른 레이스는 메달 후보로 거론될 만큼 수준급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레이스는 2015년 아메리카 대륙 국가들이 참가하는 팬아메리칸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기대주다. 레이스는 팬아메리칸대회에서 몸무게 150.78㎏으로 출전해 합계 410㎏을 들어 올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레이스는 “올림픽 금메달은 내 삶의 목표”라며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면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고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우올림픽 ‘최고의 먹보’ 레이스의 메달 도전은 17일 오전 7시(한국시간) 리우센트루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