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의원 여전법 개정안
카드사 “수수료율 규제
법으로 정하는 나라 없어”

20대 국회 들어 영세·중소 카드가맹점에 대해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아예 면제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카드사들이 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초 가맹점 수수료율을 최대 0.7%포인트 인하했던 카드사들은 “내년 대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7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세 상점과 택시 종사자들에 한해 1만 원 이하 소액 카드 결제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하는 내용의 여신전문금융업(여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카드 소액결제 비중이 중소상점은 90%, 택시는 70%가 넘는 상황에서 수수료(신용카드 기준)가 2.5%에 달해 영세상인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입법 취지를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영세·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을 더 낮추고 대상은 확대하는 법안도 접수된 상태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영세가맹점(연 매출액 2억 원 이하)과 중소가맹점(연 매출액 2억∼3억 원)의 기준을 각각 3억 원과 5억 원으로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영세가맹점은 현재 0.8%에서 0.5%로, 중소가맹점은 1.3%에서 1%로 각각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권의 수수료 인하 압박은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수익에서 ‘선방’하면서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4개 사(신한·하나·KB국민·우리카드) 순이익은 총 608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9억 원이 늘었다. 당초 업계는 수수료 인하로 연간 6700억 원의 수익 감소를 예상했지만, 상반기까지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분기의 경우 7개 전업 카드사 중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10조2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비용절감과 신사업 등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카드 수수료율을 법으로 정하는 나라는 없는데, 전형적인 ‘표(票)퓰리즘’ ”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