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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정진석 등 언급 없어
당내서도 “靑 눈치보기” 지적

새누리당 지도부가 정치권 최대 현안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은 수평적 당청관계를 표방하며 “할 말은 하겠다”고 말했지만, 우 수석의 진경준 검사장 검증 실패 문제, 각종 개인 신상 의혹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눈치를 보는 무기력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모습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우 수석 처가의 부동산 거래 특혜 의혹이 제기된 이후 22일까지 우 수석 사퇴와 관련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의원총회 모두 발언을 통해 “우 수석 관련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에게 신속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겠다”고 원론적인 발언을 한 것이 전부다.

진 검사장이 현직 검사장으로는 처음으로 뇌물 혐의로 구속된 이후 우 수석 검증 책임 문제, 전면 개각론 등이 부각됐지만 역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와 관련해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8월 9일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혁신비대위는 갈수록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정 원내대표도 최근 들어 청와대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지도부의 메시지 중에 귀에 들어오는 게 전혀 없다”며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정기국회 등을 앞두고 여당이 정국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전국민적 관심사가 된 사안에 이도 저도 아닌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당내 일부의 사퇴 요구 의견을 의식한 듯 우 수석을 적극 옹호하지 않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22일 “우 수석 문제만을 다루는 상임위원회를 열지는 않지만, (다른 일로) 상임위가 열리면 그동안의 관례대로 우 수석의 불출석을 양해해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은 청와대 국회 현안보고 등에도 불출석하는 것이 관례였고, 야당의 출석 요구가 있더라도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