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업계 일감 12년만에 최저인데…

한국 수주잔량 20%나 줄어 中 11%·日 14% 감소 ‘선전’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이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 세계가 수주절벽 상황이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자국 발주가 이뤄지는 중국·일본에 비해 하락 폭이 크고 속도가 빨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 리서치’의 세계 조선소 모니터 7월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의 수주잔량은 251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4년 2417만CGT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 전 세계 수주잔량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36%에서 25%로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자국 발주가 대거 이뤄지면서 올해 1∼6월 상반기 총 92척, 242만CGT를 수주하며 전 세계 점유율 38%를 기록했다. 조선업 불황 상황에서 전체적인 수주량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전 세계 점유율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 19.3%에서 2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6월 기준 수주잔량은 3770만CGT, 점유율 37%다. 일본의 경우도 자국 발주가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6월 기준 2210만CGT, 점유율 22%를 기록했다. 전 세계 수주잔량은 약 1조CGT다.

수주잔량 감소 비율을 보면 차이가 더 확연히 드러난다. 6월 기준 한국 수주잔량은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한 데 비해 중국과 일본은 각 11%, 14% 감소했다. 한국의 수주잔량이 중국, 일본에 비해 가장 빠르게 감소한 이유 중 하나는 국내 발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클라크슨 리서치는 한국의 수주잔량이 가장 빠르게 감소한 또 다른 이유로, 국내 조선업계의 신규 수주량이 중국과 일본보다 적은 상황에서 인도완료량은 중국과 일본을 앞서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한국은 전 세계 인도량의 35%가량인 650만CGT를 인도했는데, 중국과 일본은 각각 240만CGT, 80만CGT를 인도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신규 수주량은 80만CGT(전 세계 중 13%)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37% 대비 88%나 감소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