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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 40代 재일교포 구속
인터폴 수배중 히로뽕 밀반입
권총 1정·실탄 19발 등 소지
‘총기 안전지대’한국에 경고등

실탄 장전 상태의 권총을 소지한 일본 야쿠자(조직폭력배) 조직원이 국내에서 처음 검거돼 ‘총기 안전지대’인 한국에 경고등이 켜졌다.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9일 인터폴 수배로 국내에서 은신하던 중 히로뽕 1㎏가량을 중국에서 밀반입해 일본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마약류관리법 및 총포·도검·화약류관리법 위반)로 재일교포 A(44)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A 씨의 은신처에서 히로뽕 956g(시가 31억8000만 원 상당·3만1800명 동시 투약분)과 소련제 TT33(Tokarev-Tula) 권총 1정, 실탄 8발이 장전된 탄창, 실탄 11발, 현금 2200만 원을 압수했다. 압수된 TT33 권총은 7.62㎜ 구경의 소련군 제식권총으로 유효사거리는 35m다.

경찰에 따르면 일본 규슈(九州) 지역 야쿠자 조직인 ‘구도카이(工藤會)’ 조직원인 A 씨는 일본에서 조직범죄로 도주해 2015년 1월 26일 입국했으며 이틀 뒤 인터폴에 수배됐다. A 씨는 국내에 은신하던 중 일본 거주자 B(48) 씨로부터 중국에서 들여온 히로뽕을 일본으로 밀반출해 달라는 제의를 받고 국제운송업에 종사하는 C(54) 씨와 공모해 지난 6월 6일 수원에서 히로뽕을 받아 은신처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권총은 A 씨가 일본에 거주할 당시 선배 야쿠자로부터 물려받아 B 씨에게 맡겨둔 것을 2015년 9월 일본을 방문한 C 씨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C 씨는 여객화물선 화물에 숨겨 부산항으로 밀반입했다. A 씨는 이 권총과 실탄을 건네받아 삽탄된 상태로 침대 머리맡에 두는 등 호신용으로 소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를 소지한 야쿠자 조직원이 우리나라에서 검거된 것은 처음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다행히 총기가 사용되지 않았지만 2003년 4월 17일에는 부산 도심 아파트에서 러시아 마피아의 권총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러시아인 1명이 권총에 피격돼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권총 밀반입 적발도 잇따라 2009년 3월 러시아 재연배우 출신 등 2명이 군용 권총을 밀반입해 판매하려다 검거됐고, 2006년 7월에도 부산항으로 들어온 컨테이너에서 권총 6자루와 실탄이 발견됐다.

부산=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