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반발하는 중국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중재재판소 판결이 나온 12일 중궈쥔왕이 추가 공개한 중국군의 남중국해 군사훈련 장면에서 중국 해군선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구성된 중재재판소가 중국의 입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은 판결을 내놓자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반박하고 ‘정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관영 매체와 온라인을 통해서도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재판관들을 제재해야 한다”는 말부터 “한판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 “모든 중국 동포는 미국제 캐딜락을 산다고, 일본 토요타를 산다고, 한국 현대차를 산다고 그들이 우릴 돕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식의 선동 글과 영상들이 빠르게 돌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13일 1면에 실은 평론에서 “남중국해 영유권과 해양권익을 수호하겠다는 중국의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며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중국의 마지노선(底線)에 도발하려는 자는 결국 돌로 제 발을 찍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13일 ‘남중국해에서 누가 지고 누가 이길지 역사는 한편에서 몰래 웃을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재재판소 판결은 폐지나 다름없으며 미국, 일본 등 어떤 국가든 이걸 이용해 중국에 군사·정치적 압력을 가한다면 중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중국해 판결을 전후해 중국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서는 애국주의, 국수주의적 선동 글과 영상들이 폭증했다. 이날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위챗)과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微博)에서는 “미국 항모가 남중국해로 모여들며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동의하며 중국의 목덜미를 조여오고 있다”면서 “똘똘 뭉쳐 국산을 사용하고 외세를 막아내자”는 등의 선동 글이 빠르게 돌았다. 또한 군사위원회 주석인 시 주석의 명령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전시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역마다 탱크와 미사일 등 군사적 움직임이 포착됐으며 네티즌들은 “지지한다!” “싸워보자!”는 반응으로 달아올랐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