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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1시쯤 서울 신촌 중심가에서 외국인 남녀 한 쌍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로 길거리를 뛰어다녀 행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들은 부끄러워하는 기색 없이 중심가 근처를 한 바퀴 돌더니 술집 앞에 서 있던 10여 명의 외국인 무리에 합류했다. 일행은 누구 하나 말리는 기색 없이 서로 웃고 떠들면서 그 광경을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사정을 알아보니 외국인 교환 학생들이 술자리에서 ‘알몸 달리기’ 벌칙 게임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길을 가다가 이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은 큰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 여대생은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고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이 정도면 시민들에게 큰 민폐를 끼치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또 “밤에 술에 취해 따라오면서 말을 거는 외국인들도 있어 걸어 다니기가 점점 무서워진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유학생활을 했다는 한 직장인은 “미국에선 청년들이 한밤중에 술에 취한 채 추태를 부렸다가는 가차 없이 경찰에 끌려간다”며 “친구들끼리 수영복을 입고 달리기를 할 수는 있지만, 번화가에서 알몸으로 달리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한국인과 한국 경찰을 우습게 보는 태도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유학이나 취업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급증하면서, 일부 외국인들의 도를 넘는 추태나 범죄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서울 신촌이나 홍대 인근 거리에서 단체로 술판을 벌이거나 술에 취해 행인에게 시비를 걸고, 진한 애정행각이나 노상방뇨를 일삼는 외국인들이 쉽게 눈에 띈다.

단속을 해야 하는 경찰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외국인들은 단속하기가 어렵다는 게 주요 이유다. 인근 상인들은 “경찰이 야간에 더 적극적으로 계도 활동을 펼치면 사정은 나아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일부 외국인들의 무분별한 행동과 치안 당국의 방치로 인해 젊음과 낭만의 거리인 신촌과 홍대 주변이 무법천지로 변하진 않을까 씁쓸한 생각이 든다.

최준영 사회부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