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인터뷰에서 주먹을 쥔 채 “인위적인 야권 통합에 반대한다”면서 “내년 대선 때 각 당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열이 가려지면 국민의 힘으로 야권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초대 평양 대사를 하고 싶습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장 등을 제외하고 정치권에서 해 볼 건 다 해 본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그의 꿈은 북한을 향해 있었다. 박 위원장은 2000년 6월 15일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대북특사를 맡는 등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의 국회 의원회관 방은 615호실이다. 6·15 남북공동회담을 상징하는 번호다. 정상회담 당시 박 위원장은 DJ를 수행해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고, 같은 해 8월에는 국내 언론사 사장단과 함께 방북해 김 전 위원장을 또 만났다. 북한을 가장 잘 알고, 실제 접해 본 몇 안 되는 현역 정치인이다.

박 위원장은 통일 시기는 생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DJ는 ‘이렇게 교류 협력하면 30년 있으면 통일이 될 겁니다’라고 한 반면 김정일은 ‘그렇게 빨리 안 되고 50년 갈 겁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났으니 DJ 말대로 해도 통일은 최소 15년 후에 될 거라는 이야기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분단국가에서 평양 대사를 하고 싶은데, 지금 박근혜정부의 남북관계를 보면 아버지 박정희정권 때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내가 자꾸 햇볕정책을 말하고 대북정책을 비판하면 누구는 빨갱이라고 하지만 그런 것에 상관없이 북한이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도 “북한은 핵을 포기할 때 국제사회에서 경제 지원을 받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헛된 일을 포기하길 촉구한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초대 평양 대사’로 가기 전까지 박 위원장의 정치 행보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지금은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당장 내년 초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거란 이야기가 나온다. 대권 도전까지도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그다. 74세의 나이지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요즘도 운동을 거르는 날이 없다고 한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